[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 라온텍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소멸 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점을 앞세워 올해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스팩 합병 간담회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미국과 영국 등 다수 해외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 입지를 넓혀왔다"며 "국내외 50여건의 특허와 200개가 넘는 고객사를 기반으로 상장 후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라온텍은 지난 2009년 설립된 회사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회로를 설계·개발한 뒤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메타버스 및 홀로그래픽 관련 제품군에 사용하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세계 최소 크기 패널(8.5㎜×8.7㎜)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하는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액정 마이크로디스플레이인 LCoS와 OLEDoS, LEDoS 세 가지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LCoS는 확장현실(XR) 안경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완성차 업체에 '차세대 증강현실 방식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를 양산·납품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라온텍의 초소형 LCoS는 안경과 같이 가볍고 투명한 스마트 글라스를 가능하게 하고 밝은 낮에도 고해상도의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20년 이상 쌓인 시스템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개발 기술과 사업 경험, 탄탄한 품질 관리 체계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라온텍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65억원으로 2021년 연간 매출(57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5억원에서 8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아직 매출로 연결되지 않은 수주잔고 규모도 75억원에 달한다.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라온텍은 상장 후 마이크로디스플레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역량에 집중해 사업 성장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위해 합병 유입금 145억원 중 8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예정이다. 연구인력 충원과 설비투자에도 각각 30억원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엔터프라이즈(기업)용 XR 글라스 출시와 함께 납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다수 고객사와 납품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올해 매출 3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온텍은 대신밸런스제11호스팩과의 합병상장을 통해 오는 3월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가액은 4811원, 합병비율은 0.4572854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라온텍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32.79%를 보유하는 김 대표로 유지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388억원 수준이다.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6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