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5%까지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재계가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 부담이 높아져 자칫 기업들의 투자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제1회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우선 정부는 반도체 등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올린다. 구체적으로 대·중견기업은 8→15%, 중소기업은 16→25%로 세액공제율을 높여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이다. 만약 투자 증가분에 대한 10%의 추가 세액 공제까지 고려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 세금 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올해 1년 동안 일반 시설투자와 신성장·원천기술 투자에 대한 임시 투자세액공제도 도입한다.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2% 포인트씩 상향해 대기업은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은 12%를 적용하게 되는 셈이다. 신성장·원천기술의 경우 대기업은 6%, 중견기업 10%, 중소기업은 18%로 상향 조정된다.

재계는 이번 정부의 결정에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신성장·원천기술, 일반설비투자 등 전 영역에 걸쳐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에 나서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순조롭게 입법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번 조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해소에 힘을 모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전략산업은 경제와 안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는 과감한 세제지원은 우리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투자 확대로까지 이어져 소부장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 산업으로서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안은 국가전략 첨단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유인을 높여,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재계는 올해 반도체 산업에 최악의 겨울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개정안이 꺼져가는 민간 투자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및 투자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한국이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산업 및 기업 성장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치열한 글로벌 산업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합심해 이번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