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창민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캐나다 3대 연기금인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에 인도 병원 체인 기업인 '사히아드리 병원(Sahyadri Hospitals)'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가 인도 병원에 투자해 엑시트(투자회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는 지난해 8월 OTPP와 사히아드리 병원 보유지분 9%를 전량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협약 조건에 따라 OTPP는 계약 체결 후 실사를 진행했고 같은해 10월 최종 매매가격을 확정했다. 거래대금은 약 2400만 달러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280억원 정도다. 투자원금으로 1000만달러(당시 약 120억원)가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배수(MOIC)는 2.4배, 내부수익률(Gross IRR)은 40%다. 

스틱인베스트는 현재 거래대금 가운데 최소 수당과 배당금만 받은 상태다. 매각 잔금은 오는 3월 인도 과세당국과 세금 관련 논의를 마친 후 수령할 예정이다. 거래대금의 10%는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받는다. 언아웃은 과거 실적을 바탕으로 거래대금 일부를 지급 받고, 나머지는 기업의 향후 경영 성과와 연동해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스틱인베스트 관계자는 "인도 과세당국으로부터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게 되면 4월 중으로 매각 잔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언아웃으로 정한 10%를 넘어서는 금액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0월 언아웃 금액이 확정되면 매각이 최종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히아드리 병원은 인도 서부 푸네시를 중심으로 중·대형 병원 8곳을 운영하는 병원 체인 기업이다. 푸네시는 인구 700만명이 거주하는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의 최대 경제도시다. 글로벌 최대 백신 제조기업 '세럼 인스티튜드 오브 인디아(Serum institute of india)' 본사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사히아드리 병원은 작년 3월 기준 매출 72억7000만루피(약 1251억원)를 기록했다. 2년 새 50% 이상의 매출신장을 나타내는 등 높은 속도로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현금흐름(캐시플로우)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11.8% 늘어난 18억1900만루피를 기록했다.

스틱인베스트는 지난 2020년 싱가포르 PEF 운용사인 에버스톤캐피탈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히아드리 병원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딜 규모는 총 1억달러로 에버스톤캐피탈 이외에도 일본우정사업청 산하의 재팬포스트인베스트먼트(Japan Post Investment), 미국 듀크대학교 기금운용펀드 듀막(DUMAC) 등 해외 다수 PEF 운용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스틱인베스트는 '스틱팬아시아4차산업그로쓰(팬아시아펀드)'를 활용해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팬아시아펀드는 2019년 3170억원 규모로 조성된 스틱인베스트의 첫 해외투자 전용 블라인드펀드다. 이 펀드는 인도나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 '그로쓰캐피탈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첫 인도 포트폴리오인 배달업체 '던조(Dunzo)' 투자도 이 펀드 자금이 투입됐다.

스틱인베스트 관계자는 "향후에도 인도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 및 엑시트를 병행할 계획"이라면서 "던조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 하반기 중으로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