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독자적인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밟고 있다. KODEX의 성장을 이끈 주역인 이정환 팀장을 필두로 사내에 첫 ETF 전담 조직을 설치했다. 내년 초 모회사인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위탁 운용하고 있는 KODEX와는 구분된 별도의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운용은 최근 내부에 'ETF솔루션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소규모의 조직개편를 단행했다. 기존 인력 가운데 2명의 매니저를 차출해 ETF솔루션팀에 배속했다. ETF솔루션팀은 기존 두 곳(그로스·밸류)의 운용본부와 구분된 민수아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 됐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삼성운용의 100% 자회사로 ETF를 포함한 삼성운용의 국내 액티브 펀드를 위탁 받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액티브 펀드를 도맡는 매니저도 삼성액티브운용에만 배치 돼 있을 만큼 삼성의 액티브 펀드를 전담하는 하우스다. ETF의 경우 K-시리즈라 불리는 6종의 국내 액티브 ETF(로봇액티브‧친환경선박‧신재생에너지‧이노베이션‧미래차‧메타버스)를 위탁 운용 중이다.

하지만 지난달 액티브 ETF에 한정해 독자 운용을 추진하는 정황이 포착돼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서 액티브 ETF 독자 운용의 신호탄이나 다름 없는 ETF솔루션팀을 신설한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ETF솔루션팀을 이끌 팀장 자리에 이정환 전 삼성운용 ETF운용본부장이 발탁됐다는 점이다. 이 팀장은 배재규 전 부사장(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과 함께 KODEX를 시장 1위 브랜드로 각인 시킨 굳힌 주역으로 평가된다. 대학 졸업 후 증권사에 몸 담아 온 그는 2002년 동부투신운용(현 DB자산운용)을 거쳐 2005년 삼성운용에 합류했다. 삼성운용 인덱스운용팀에서 국민연금, 생명보험사 등 기관자금을 운용한 뒤 2011년 ETF운용본부장에 올랐다.

초기에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 등 파생형 상품을 전담해 오다 2013년 국내 대표 ETF인 KODEX200 운용역을 맡았다. 올해 초까지 KODEX 총괄임원으로 재직한 지난 10년간 KODEX 운용자산은 6배 가량 증가(5조5000억원→ 30조1500억원)하며 약 42%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기존 KODEX와는 구분된 별도의 브랜드로 액티브 ETF를 전개할 계획이다. ETF솔루션팀 주도 아래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삼성액티브운용만의 정체성을 입힌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팀장에게 삼성액티브운용 액티브 ETF 독자 운용의 첫 단추를 꿰는 중책이 주어진 셈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티브 ETF가 내년 펀드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서 KODEX의 산증인 중 한 명인 이정환 팀장 주도 아래 삼성액티브운용이 어떤 브랜드로 첫 1호 상품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