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홈플러스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상품 마진율이 낮은 '초저가전략'을 앞세운 까닭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향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식품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 전환에 속도를 더하고 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을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사업도 확장할 방침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1 회계연도 6조480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6.9% 감소했고 영업손실 1335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전년 933억원 흑자)했다. 홈플러스가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5 회계연도(1490억원 적자) 이후 6년 만이다.

시장은 홈플러스가 올해도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금리·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초저가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면서 상품마진율이 하락한 까닭이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시장 1위 사업자 이마트도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775억원에 그치며 전년대비 20.7% 감소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비재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보니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마트 사업자들 모두가 초저가 프로모션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홈플러스는 시장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집객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 전략에 탄력을 가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13개인 식품전문매장 '메가푸드마켓' 확대에 속도를 낸다. 올 연말까지 대구 성서점을 추가로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한 후 내년에도 매장 리뉴얼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공산품 카테고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식품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입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사업 확대에도 시동을 건다. 홈플러스는 SSM을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 서비스 '1시간 즉시배송'과 마트 점포를 기반으로 한 '오늘밤 마트직송' 권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기엔 현금 유동성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올 2월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2467억원으로 전년대비 59.5%나 줄었다. 홈플러스의 2월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도 5조5002억원에 달한다. 외부 차입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에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홈플러스가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부터 현금 유동성 확충을 위해 점포 '세일스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도 부산 해운대점과 광주계림점을 이 같은 방식으로 매각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대주주가 PEF(MBK파트너스)다 보니 유상증자 가능성은 사실상 없으며 차입금도 현재 수준보다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벌어들이는 수익을 투자재원으로 충당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내년에도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자산 매각과 관련해서는 현재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