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국내 오피스 시장이 지난 2년 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 공실률을 기록했다. 대규모 공급이 있었지만 탄탄한 수요가 공실률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수혜로 성장한 IT 기업의 오피스 수요증가와 외국계 기업 대비 국내기업의 적극적 확장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12일 서울광화문파이낸스센터 19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공실률 감소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발표자로는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이 나섰다. 그는 자신의 팀이 직접 작성한 '2022 서울 오피스 테넌트 프로파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점검했다.

정 팀장은 "2020~2021년 2년간 프라임급 오피스인 파크원, 센터필드 등 대규모 신규 공급이 이뤄졌으나 활발한 선임차와 높은 오피스 수요로 단기간에 공실을 해소했다"라며 "이는 기업들의 사세확장이 이어지면서 오피스 공급을 흡수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로 성장한 업종은 IT·게임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비대면 경제시스템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 팀장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자금 경색 등 하방 요인이 등장함에 따라 IT 산업의 확장세는 이후 둔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팀장은 "IT 기업은 주로 GBD(강남권역), PBD(판교권역)에서 확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라며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IT 업계는 인재 채용을 위해 GBD, PBD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GBD 권역에 추가한 기업으로는 크래프톤, 엔픽셀, 라인게임즈 등을 언급했다.

특히 게임 업종의 경우, GBD 내에서 타 산업군 대비 비교적 넓은 면적의 오피스 공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GBD 내 평균 임차 면적은 1993㎡인데 반해 게임업계는 3871㎡, 게임 외 IT도 2433㎡으로 더 넓은 면적을 사용했다"라고 강조했다. IT 기업들의 실적 향상으로 업무환경에 더 과감히 투자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에도 국내 기업은 적극적으로 업무공간 확대에 나선 반면, 외국계 기업은 재택근무와 자율 좌석제 도입으로 임차 면적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 팀장은 "2020년~2022년 사이 공급한 신축 오피스 빌딩 면적의 87%를 국내 기업이 신규 임차했다"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IT 기업이 가장 활발하게 확장했으며, 외국계 기업은 금융과 도소매업의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라고 부연했다.

2023년 오피스 시장은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비 인상 등 준공 지연이 예상되면서 오피스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은 "임차시장과 투자시장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라며 "임차시장은 양호한 편이지만 투자 시장은 금리가 취약한 상황으로 변곡점을 지나는 순간 시장이 돌아올 것이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 돌아오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