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Sh수협은행이 공정자금 조기상환은 마무리했지만 예금보험공사(예보) 등 정부 측 입김은 상당 기간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금 상환이 아닌 국채 매입을 통한 상환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가 예보에 현물로 전달한 국채가 만기 도래로 실제 현금화가 완료될 2027년 이후에야 수협은행의 완전한 경영 자율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정부 측 입김은 최근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확인된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30일 제6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오규택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남봉현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 ▲최형림 동아대학교 명예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수협은행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수협중앙회가 추천하는 1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은행장추천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또 수협법에 따라 비상임이사는 예보와 중앙회 측 인사로 구성된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의 경우 최형림 이사가 중앙회 측 추천 인사며, 오규택 이사가 기재부, 남봉현 이사는 해수부, 이석호 이사는 금융위의 추천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측은 수협법 상 예보 추천 인사의 이사 선임이 '출자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라는 조건이 있는 만큼, 국채 상환 만기인 2027년까지를 실질적인 공적자금 회수 기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공적자금 출자를 통해 기존 보유하고 있던 우선출자증권을 국채와 대체 거래를 통한 교환을 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 공적자금이 회수된 것은 아니다"라며 "국채를 받았기 때문에 회수의 담보는 확실하지만, 국채 만기 시 가액을 현금으로 수령할 때를 완전한 회수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수협법 내 조항을 개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수협법 제141조의7에 따르면 "이사 및 감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선출한다. 다만, 예금자보호법 제3조에 따라 설립된 예금보험공사가 신용사업특별회계에 출자한 우선출자금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출자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하는 사람 1명 이상을 이사에 포함해 선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7명으로 구성되는 수협은행 이사회 중 은행장을 제외하면 이사회 멤버에 은행 측 인사는 전무하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수협은행의 독립경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일례로 올해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강신숙 신임 행장이 선임되기 까지 후보 재공모와 최종 후보 선출 연기 등의 잡음이 일었다. 2020년에는 임준택 중앙회장과 정부 측 위원의 추천 후보가 엇갈려 선출이 지연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와 해수부, 예보까지 다양한 주체가 얽혀 있기 때문에 수협은행의 지배구조 개편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수협은행 지배구조는 현재 (중앙회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