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가수 '비(본명 : 정지훈)'가 지난해 매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강남역 인근 빌딩이 매물로 나왔다. 예상 매각가가 당시 매입가격의 40%를 넘긴 데다 소유주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 부동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6-5번지 일원에 위치한 삼영빌딩은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렉스에셋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대지면적은 485.6㎡,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은 2913.23㎡ 규모다. 1대의 승강기가 설치돼 있고 차량 26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다.

2001년 6월 준공한 건물로 용적률은 455.19%, 건폐율을 59.81%다. 건물 일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용적률은 이론적으로 800%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준공 시기가 오래된 탓에 현재의 용적률에 머물고 있다.

삼영빌딩의 만실 시 보증금 총액은 40억원이다. 현재 임대료는 월 2억1890만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월 3억8000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조치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추세라 현재보다 높은 임대료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훈 씨는 지난해 6월 삼영빌딩을 920억원에 매입했다. 대지면적 기준 3.3㎡당 6억원, 연면적 기준 1억원이다.

정 씨 본인이 지분 60%, 프레스티지투에셋이 4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건물을 취득했다. 프레스티지투에셋은 정 씨의 부인 김태희 씨가 2018년 11월 설립한 유한회사다. 당시 건물을 매입한 정 씨는 우리자산신탁과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 건물을 위탁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보유 자산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 매각 등을 추진할 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신탁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며 "김 씨의 유한회사가 지분 일부를 가져간 것은 조금이나마 세금을 줄이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매도자 측은 매매가격으로 1400억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면적 기준 3.3㎡당 9억원, 연면적 기준 1억5000만원인 셈이다. 이 가격으로 건물을 처분한다면 정 씨 부부는 매입가(920억원) 대비 5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기게 된다. 대지면적 기준 3.3㎡당 9억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삼영빌딩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 인접해 있고 바로 앞 강남대로와 맞닿아 있다. 지하철과 광역버스, 지선버스, 간선버스가 건물 앞을 골고루 경유해 교통 접근성이 훌륭하다. 강남역 일대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꼽히는 곳에 위치해 상업시설이 들어설 경우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상권인 강남대로변에 위치한 건물로 희소가치가 높아 투자가치가 우수한 건물"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었음에도 건물 매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각 측 관계자는 "매각 의사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 역시 높은 상황"이라며 "양도세 등의 비용 부담으로 건물 매각 후 같은 수준의 건물 매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