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L클레무브는 투자금 조달을 위해 이르면 오는 2023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IPO)을 준비 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부문 분할 자체가 향후 투자금 조달을 위한 밑작업이고, 사업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라면 결국 상장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며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 쯤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관련 사업을 영위 중으로, 한라그룹의 미래먹거리 부문을 담당한다.

HL클레무브의 설립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앞서 만도는 작년 2월 모회사인 한라홀딩스와 독일의 헬라홀딩스가 공동 소유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MHE)' 지분 전량을 165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이후 같은 해 6월 첨단운전보조장치 사업부문과 모빌리티 사업부문 중 ▲무인순찰 ▲무인전기차충전 ▲플랫폼 부문 등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MMS)'를 세웠다. 

만도는 지난해 12월 MMS를 MHE에 흡수합병해 신설법인을 출범시켰다. 그것이 지금의 HL클레무브다. HL클레무브는 사업목적에 ▲자동차부품의 설계·조립·제조·공급 및 판매업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시스템 개발 ▲로봇 및 관련 부품과 자동화 설비 제조·공급·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사실상 한라그룹의 신사업과 관련된 분야를 도맡아 하겠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관심은 HL클레무브의 투자 여력이다. 올 상반기 HL클레무브의 연결 매출액은 6300억원 규모다. 연간으로 보면 약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8년내 매출 규모를 3배 이상 키우겠다는 의미다.

매출 외형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사업 사이즈를 키워야 한다. 자율주행 부문과 더불어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데, 이를 위해선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된 상태라 곳간 상태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만도 또한 부품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라 자금 지원에 한계가 있다. 시장에서 HL클레무브가 결국 상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핵심 이유로 꼽는 부분이다.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HL클레무브의 상장은 만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HL클레무브의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시도해 만도 또한 적지 않은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HL클레무브 상장 시점에서 만도의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양대 사업 투자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HL클레무브가 내부에서 자금조달을 한다 하더라도, 앞서 계획에서 언급한 해외 공장 증설 및 자율주행 연구개발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외부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금이 확보되는 시점에서 만도의 양대사업 투자 확대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