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무슨 일이지?

청소년 흡연 증가 논란에 휩싸였던 쥴의 전자담배가 결국 퇴출됩니다. 이에 쥴랩스에 투자한 알트리아 그룹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3일(현지시간) 쥴의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FDA는 쥴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전자담배가 공중보건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또한 쥴이 시중에 유통 중인 모든 제품을 회수하지 않을 경우 쥴과 소매업자들을 대상으로 법 집행 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어요.

단맛, 과일향 등 가향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 쥴은 2017년부터 미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쥴은 2018년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도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급증이 도마 위에 올리며 FDA는 앞서 일반 궐련 담배향과 멘톨 맛을 제외한 다른 가향 제품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그래서?

이 소식은 쥴뿐만 아니라 담배업체 알트리아 그룹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알트리아는 2018년 쥴랩스 지분 약 35%를 128억 달러에 인수하며 대주주 자리에 올랐어요. 번스타인에 따르면 알트리아가 가진 쥴에 대한 독점 의무는 보유한 지분 가치가 13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종료됩니다. 현재 알트리아가 보유한 쥴랩스 35% 지분의 장부 가치는 약 17억 달러예요.

알트리아의 주가를 짓누르는 악재는 쥴의 미국 시장 퇴출뿐만이 아닙니다. FDA는 지난 4월 멘솔 담배 판매 금지 추진 계획을 밝혔는데요. 현재 멘솔 담배는 알트리아 그룹의 영업이익 약 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될 시 실적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와 별개로 FDA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성 없는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알트리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상황입니다.

주가는 어때?

알트리아 그룹 주가는 전일대비 2.42% 상승한 42.5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날 FDA가 쥴의 판매금지 명령을 내릴 것이란 보도로 인해 이번 악재가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전날 알트리아 그룹 주가는 9% 넘게 급락했어요. 이를 감안하면 여전히 이 악재로 인한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악재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은행(IB) 업계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알트리아 그룹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축소'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당초 54달러에서 50달러로 낮췄습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총 12명의 애널리스트가 알트리아 그룹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중 과반이 넘는 7명이 '보유' 의견을 내놨고, 1명이 '매수'를 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