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의향서(LOI) 제출이 마감하면서 원매자들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다수의 기업들이 인수 의지를 내비치며 흥행이 성공한 만큼, 쌍용차는 보다 높은 인수가를 위한 회사 밸류(Value)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인수 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재매각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엔티 등 4곳이다. 이들 기업들은 이날부터 오는 5월4일까지 쌍용차를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최종 입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예비실사 이후 다음 달 중순께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낸 업체들의 심사를 거쳐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한다. 인수 1차전의 우선협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잔금 미납 문제로 계약이 해제된 만큼, 이번 2차전에서는 '자금력'이 인수 후보자를 선정하는 데 핵심이 될 전망이다.

물론 현금성 자산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이 인수후보자로 선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수자의 보유한 유동자산 중 실제로 투입할 수 있는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쌍용차 입장에선 회생을 적극 지원해 줄 조력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관심은 쌍용차 인수 2차전의 최종 매각가액이다. 앞서 인수 1차전에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계약한 쌍용차 인수대금은 3049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2차전은 상황이 달라졌다. 인수 의향을 낸 업체들이 다수인 상황이고, 신경전도 거세다. 인수대금 문턱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대금은 너무 낮아 변제율이 터무니 없었고 이것이 채권단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매각가액이 어느 정도가 될 지는 모르지만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도 매각가액이 상당폭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로선 기본 몸값을 최대한 높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여윳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쌍용차가 재매각 방식을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로 진행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스토킹 호스는 자산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수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 입찰을 거치는 방식을 말한다. 응찰자가 미리 정해져 매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동시에 경쟁을 통해 최종 매각가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쌍용차가 몸값 띄우기를 위한 핵심 카드로 꺼내든 건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J100(코드명)'이다. J100은 기존 티볼리룩에서 벗어나 과거 쌍용차의 히트모델인 '코란도', '무쏘'와 같은 강인한 이미지의 정통 오프로드 SUV를 지향한다. 

J100은 쌍용차가 오는 6월 공개 예정으로, 본격 판매는 올 3분기가 될 전망이다. 관계인집회 및 회생계획안 인가 시점이 오는 8월 하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J100의 초기 반응이 쌍용차의 매각가액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커 보인다. 

쌍용차도 J100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이광섭 쌍용차 국내영업본부 전무는 "J100은 쌍용자동차 회생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J100의 성공적 론칭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