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신동익(사진) 메가마트 부회장의 새먹거리 사업들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적자가 지속되던 메가마트 패션사업을 지난해 정리한 데 이어 야심차게 키워 온 의약품 유통 자회사마저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9일 메가마트 등에 따르면 뉴테라넥스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원으로 전년(영업흑자 5억원)대비 적자전환했다. 2018년 4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법인설립이후 첫 손실이다.
뉴테라넥스는 2011년 설립된 법인으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도소매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메가마트가 운영하는 그럭스토어 ‘판도라’ 등이 주요 거래처다. 주요 주주는 신동익 부회장(13.3%)과 신 부회장의 자녀인 신승열씨와 신유정씨(각 29.5%), 메가마트(27.7%) 등이다. 사실상 신 부회장 일가 회사인 셈이다.
뉴테라넥스의 최근 실적은 신 부회장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신 부회장은 헬스앤뷰티(H&B) 플랫폼 ‘판도라’를 보유한 만큼 의약품 도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단 판단에서 뉴테라넥스를 키워 왔다. 2017년에는 의약품 도매사업 확장을 위해 남신약품을 인수하기도 했다.
문제는 뉴테라넥스가 누린 M&A 효과가 불과 1년 만에 사라졌고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뉴테라넥스의 매출은 2016년 210억원, 2017년 252억원 수준에 그치다 2017년 말 남신약품 인수 효과가 반영된 2018년에는 77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0% 이상 줄어든 499억원에 그쳤으며 장기간 유지됐던 흑자기조 또한 이어가지 못했다. 남신약품의 기존 거래처향 매출이 크게 줄어든 여파였다. 여기에 의약품 도매사업 확장을 위해 들여온 설비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더해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신 부회장 일가는 뉴테라닉스로부터 재미를 보기는커녕 추후 자금수혈 압박을 받을수도 있다. 뉴테라닉스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 못한다면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뉴테라닉스의 자기자본은 23억원이다. 이 중 미처분이익잉여금은 8억원이다.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이익잉여금이 소진되면 이후에는 자본마저 줄어드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업계는 뉴테라닉스의 외부 영업력이 저하된 만큼 판도라향 매출을 늘려 실적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뉴테라닉스가 판도라 덕을 볼 여지는 크지 않다. 매장 500곳을 목표로 했던 판도라의 매장 수는 현재 20여개에 그친다.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H&B업계가 시장포화에 따른 성장정체로 수익성 개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이제와 매장 수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는 영국에서 들여온 H&B‘부츠’사업 철수를 검토 중이며 롯데롭스도 점포 구조조정을 벌일 만큼 대기업조차 애를 먹는 곳이 H&B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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