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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대림건설’, 대림산업과 역할 분담은?
김진후 기자
2020.04.08 09:44:21
지방·중소사업장은 대림건설, 수도권·대형사업장은 대림산업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후 기자] 대림산업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이 합병을 결정하면서 '큰형' 대림산업 건설부문과 중첩되는 사업을 어떻게 조정하고 역할부담을 할지에 대해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오는 7월 합병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대림건설’을 출범할 계획이다. 대림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의 활성화가 합병의 배경이란 설명이다.


종합건설업체인 삼호와 고려개발은 각각 주택과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림그룹에 편입된 후 대림산업의 하도급 사업과 자체사업을 영위하면서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각각 30위, 54위를 기록했다. 합병 후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돌파를 목표로 설정했다. 



대림산업은 삼호의 지분 72.94%와 고려개발 보통주 44%, 우선주 100%를 보유해 양사를 직접지배하고 있다. 이번 합병을 완료하면 대림산업은 대림건설 지분 66.36%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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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와 고려개발은 지난해 기준 각각 1조2799억원과 61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산총계는 각 8517억원과 6134억원이다. 이를 합산할 경우 매출액 1조9649억원, 자산규모 1조4651억원이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는 각각 1조3064억원, 6239억원으로 합산 시 업계 16위에 해당하는 1조9303억원으로 올라선다. 20위권 내에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는 건설사가 두 개나 포진하는 셈이다. 모기업인 대림산업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11조43억원으로 업계 3위였다.


이번 합병으로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은 주택과 토목사업 영역에서 일부 중첩이 발생할 전망이다.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 매출 비중은 ▲토목 16.9% ▲주택 55.4% ▲플랜트 9.9% 등 총 82.3%를 차지한다. 석유화학사업부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지만 사실상 건설사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한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같은 계열의 대형사 두 곳이 같은 시장에서 활동할 경우 시너지 창출보다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방 신탁사업은 대림건설에 넘길 듯


신용평가업계는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이 당분간 현재의 영업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합병을 완료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합병 이전 삼호와 고려개발은 지방, 대림산업은 수도권으로 사업무대가 달랐다"며 "합병 이후에도 대림산업은 수도권 중심의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대림건설은 지방 중심의 주택과 토목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회계적 측면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도 시장분화설에 힘을 싣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호는 대림산업 재무제표에 연결손익으로 인식되고 있고, 고려개발의 경우 지분법으로 상계되고 있다”라며 “합병에 따라 고려개발 매출이 연결로 인식되는 효과는 있지만 결국 지배지분 손익이 빠지기 때문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대림산업과 대림건설간 사업영역을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에서 ▲수도권-지방시장 분화 ▲브랜드 분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대림산업이 부동산신탁사와 함께 진행했던 지방 소도시 아파트 건축 사업을 대림건설 측에 넘기는 방안이 언급된다. 이 분야는 고려개발이 업계 최초로 신탁형도시정비사업을 수행하는 등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방의 중소규모 도시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은 대형사인 대림산업에게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 지역에 신규로 진출할 경우 인력과 원자재 수급처를 새로 마련해야 하고, 설사 마련한다 해도 수도권과 같은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라며 “고려개발의 경우 지방에 구축해놓은 인프라가 많아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지방의 신탁형정비사업은 ‘e편한세상 영천’으로 전체 도급액은 2047억원에 달한다.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2221억원),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1718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고려개발의 사업장은 대전·의정부·동해 등 대부분 지방에 몰려 있으며 사업 규모는 850억~2000억원이다. 주요 사업파트너는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우리자산신탁 등이다.


◆대림산업 '아크로', 대림건설 'e편한세상'


시장을 단순히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수도권에서는 사업성 좋고 규모가 큰 사업장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가 발을 담그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규모 사업장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사업장 규모가 적어 중소형 건설사에게 적합하지만 그렇다고 대형 사업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수도권은 대림산업, 지방은 대림건설로 역할 부담을 할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의 지역별 역할 분담보다는 사업장 규모별로 역할을 나누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자이에스앤디’(자이S&D)가 대표적이다. 자이S&D는 자사 브랜드인 ‘자이르네’를 통해 1000가구 미만의 중소형 정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GS그룹 계열 매출을 20% 이내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GS건설과 시장을 분담하되 일정 부분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계산이다.


대림건설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과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해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수도권 내 중소형 시장을 공략할 경우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림건설은 대림산업 대비 임직원 인건비가 낮아 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e편한세상’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지방과 수도권 중소형 정비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e편한세상과 별도의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대림산업과 삼호, 고려개발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e편한세상’ 브랜드를 대림건설이 맡고, 대림산업은 강남권에 적용되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영위하는 안이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브랜드 리뉴얼을 구상 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브랜드는 존치하되 업장을 분리하는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나 자이S&D는 모회사와 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상품개발과 마감재 등을 함께 하면서 원가율을 줄일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신규 시장에 비교적 쉽게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결국 업종 분리가 일어날 것”이라며 “서울, 수도권, 5대 광역시는 지주회사격인 대림산업이 맡고 다른 지역은 대림건설이 맡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세한 역할 분담 가이드라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양사는 다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업장에 따라 컨소시엄 형태로 시너지를 낼 수도 있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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