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운 기자 kiloud@paxnetnews.com]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로 한 서룡전자가 증자 대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정황들을 고려할 때 성호전자의 직·간접적인 지원 아래 단기간에 상당한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성호전자는 내년 1월 31일자로 서룡전자를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서룡전자는 성호전자 최대주주 박현남 회장의 장남인 박성재씨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법인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서룡전자가 성호전자의 최대주주로 등극, 박성재씨를 정점으로 한 후계 구도가 확립된다.
서룡전자는 지난달 9일에도 성호전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억원을 납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 투입되는 자금만 3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설립한지 1년이 갓 지난 서룡전자가 어떻게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룡전자는 지난 2017년 11월 2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주력 사업으로는 전자부품 도소매업과 전자부품 무역업을 내세우고 있다. 대표이사는 성호전자의 전략기획과 재무를 총괄하는 손용구 상무가 겸임한다. 박성재씨는 감사로 등재돼 있다.
다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성호전자 오너 일가가 2세 승계 목적으로 서룡전자를 설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룡전자가 성호전자와의 거래를 기반으로 확보한 재원으로 지분을 늘려 나가게 됐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서룡전자는 성호전자와 연간 17억원 규모의 매출·매입 거래를 단행했다. 성호전자가 제조한 전자부품을 유통하는 사업을 벌여 승계 재원을 마련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의 오너 2세가 유통 법인이나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며 마련한 재원으로 부친 소유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직접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 별도의 유통 과정을 거치게 되는 바람에 일정 부분의 수익성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룡전자는 이렇게 확보한 재원으로 성호전자의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매입했다. 신주인수권은 성호전자가 지난 2012년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분리돼 서룡전자에 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성호전자의 지원 사격을 받은 서룡전자는 지난 1년 사이에 신주인수권 매입 대금과 유증 대금 마련에 성공, 2세 시대를 개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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