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이 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100% 자회사 제주대동의 경영권 매각을 약속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대동은 대동이 미래농업 사업의 전초기지로 육성해 온 곳이지만 장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동이 제주대동에 제공한 채무보증 규모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주대동이 모회사의 '아픈 손가락'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장기 적자와 추가 개발자금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대동이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 부담을 줄이고, 외부 투자자를 통해 개발사업을 이어갈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미래농업 전초기지로 출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은 최근 결정한 60억원 규모 CB 발행 조건에 제주대동 지분 매각 의무를 포함했다. 2027년 10월30일까지 지분 80% 이상을 매각하고, 매각 후 3개월 이내 순매각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CB 조달 자금은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 운영자금에 투입된다.
대동이 해당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면 최초 조기상환청구 가능 시점이 발행 후 24개월에서 18개월로 앞당겨지고, 조기상환수익률과 만기보장수익률도 연 4%에서 6%로 높아진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대동 관계자는 "원래 제주대동 지분 매각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분 매각 대상이 된 제주대동은 대동이 2013년 설립한 완전자회사다. 당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농업 기반 복합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동은 제주시 애월읍 일대 약 73만9000㎡ 부지를 확보했다.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미래농업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개발은 더뎠다. 제주대동은 2018년 개발사업 시행승인과 2019년 관광숙박업 등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주요 관광시설이 문을 연 것은 2024년 5월이다. 현재 제주대동은 관광단지 '그린스케이프' 내 퍼블릭 존에서 제주당 카페와 아르떼 키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콘도가 들어설 프라이빗 존과 스마트팜·미래농업 연구개발(R&D) 시설을 조성할 스마트 존은 아직 개발이 필요한 상태다.
◆ 적자에 1000억 보증 부담…추가 투자도 과제
업계에서는 제주대동의 장기 적자와 추가 개발자금 부담을 대동이 외부 투자자를 통한 사업 재편을 검토해 온 배경으로 꼽는다. 제주대동이 장기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후속 개발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주대동은 2022년부터 매출이 발생했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다. 영업손실은 2022년 23억8000만원에서 2024년 46억3000만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도 43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약 25억원에서 98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결손금은 339억원에 달했다.
모회사 부담도 적지 않다. 올해 9월말 기준 대동의 제주대동 관련 채무보증 규모는 1054억원이다. 제주대동의 재무 상황이 악화돼 보증 조건에 따른 지급 의무가 발생하면 대동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후속 개발에도 자금이 필요하다. 제주대동은 2024년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협력해 호텔·콘도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당초 2025년으로 잡았던 착공 시점은 2027년으로 미뤄졌다. 개발 지연의 원인과 별개로 남은 사업을 마저 추진하기 위해선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대동의 부실이 언제든 모회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비주력 부실 자산을 털어내 연결 기준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동 관계자는 "기본 사업 계획을 세웠을 당시 그린스케이프의 3개 존을 모두 개발하기에는 대동의 자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었다"며 "투자자에게 제주대동 지분을 넘기면서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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