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방향이 인프라 투자 중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력 확보가 산업 성장의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른 가운데 AI 산업의 발전 방향과 제조 경쟁력 변화가 국내 자산시장의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AI 대전환: 자본시장의 권력 이동’을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경영전략 써밋 2026’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이 대표는 미국이 AI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제조업 부활과 국가 부채 문제를 꼽았다. 미국이 지난 1980년대 이후 비용 문제로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중산층이 약화하고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을 다시 육성하려면 높은 생산 비용을 낮춰야 하는 만큼 AI와 휴머노이드가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가 부채 역시 AI 투자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부채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은 긴축보다 경제 성장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미국이 저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AI가 미국의 경제적·기술적 패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 수단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는 막대한 투자가 따르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AI 설비 투자가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단기간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업 간 기술 격차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능 경쟁이 이어지는 만큼 투자 축소는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효율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되는 성능 개선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빅테크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겠지만 조달 비용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산업의 병목이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옮겨가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이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1~2년이면 완공할 수 있지만 전력망 구축에는 7년가량이 걸려 인프라 확충 속도에 차이가 발생한다”며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가동하기 어렵고, AI 성능 개선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와 보안 투자 확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AI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복잡한 업무를 24시간 수행하면서 토큰 가격 하락에도 사용량은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보안 역시 현재 개발 비용의 약 10% 수준에서 30~40%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의견을 소개했다.
자본시장에서 한국의 기회로는 AI와 휴머노이드를 제시했다. 미국이 AI 기술을 보유하고도 제조 역량에서 한계를 보이는 만큼 한국이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의 빠른 추격은 경계해야 할 변수로 지목했다.
이 대표는 “AI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쪽에서 획기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며 관련 기업의 주식시장 움직임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미국 시장을 동시에 보지 않으면 수익을 지키기는 어려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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