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자율주행 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이 연산 성능을 기존보다 두 배 높인 차량용 두뇌 'AP-700'을 이르면 연내 로보택시에 탑재한다. 안양 본사에 이어 서울에 관제 거점을 겸한 사무실 확장도 추진한다.
15일 찾은 서울 코엑스 '한국전자전(KES) 2026' A홀. 지붕과 앞범퍼, 펜더 곳곳에 라이다와 카메라를 단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실차가 전시장 한복판에 서서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강남 도심을 달리는 SWM의 로보택시다.
KG모빌리티(KGM) '토레스 EVX'를 개조한 차량으로, 뒷유리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운행' 문구가 붙었다. 2024년 9월부터 평일 밤 10시~새벽 5시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약 20.4㎢ 구역을 누비며 승객을 태우기 시작했고, 올해 4월 유료로 전환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트렁크에 들어갔다. 바닥 아래 스페어타이어 공간을 활용해 짐을 싣는 데 지장이 없다. 현재 전시 차량에는 SWM이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 'AP-500'이 장착됐는데, 이르면 올해 안으로 차세대 컨트롤러 'AP-700'을 탑재한다는 목표다.
채윤재 SWM 과장은 "AP-700은 전작보다 부피가 대폭 줄었고, 성능은 1000TOPS에서 2000TOPS로 두 배 커졌다"고 설명했다. TOPS는 초당 1조회 연산을 한다는 의미다. AP-700에는 엔비디아 자율주행 전용칩 '드라이브 AGX 토르' 2개가 탑재됐다.
AP-700 개발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채 과장은 "개발은 거의 완료했고 지금 생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만큼 더 멀리까지 감지하는 센서나 카메라를 추가로 달 여지도 생겼다.
AP-700을 얹을 차종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채 과장은 “KGM 차량이 될 수도 있지만 확정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SWM이 현재 서울 강남 로보택시로 운영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13대다. 토레스 EVX 8대와 '코란도 이모션' 5대로, 모두 KGM 차량이다.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차량 내부 신호에 접근할 권한을 내준 완성차 업체가 KGM이 유일했다는 설명이다.
운영 거점도 넓힌다. SWM은 올해 1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상생 업무협약(MOU)을 맺고 운수업체 차고지를 공유해왔다. 추가 협력을 염두에 두고 안양 본사에 이어 운수업계가 모인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 사무실 입주를 준비 중이다.
채 과장은 "택시업계와 차고지 충전 시스템이나 세차, 차량 정비, 주차 관련해 같이 협력하는 방안을 얘기 중"이라며 "교통회관에서 안전관리자도 채용하고, 야간 차량 관제도 같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자율주행차에는 안전관리자가 반드시 동승해야 한다. SWM은 자사 직원을 '세이프티 가드'로 두고 야간 운행만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A홀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자율주행과 원격주행을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솔루션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 자율주행 기업 퓨처드라이브는 자사 부스에서 실제 지게차 개조 사례를 소개하며, 공장과 물류센터 내 이동은 자율주행으로, 팔레트를 들어 올리는 등 정밀 작업은 원격 조종으로 처리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원격주행 기술도 시연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주차장에 세워 둔 셔틀을 수백㎞ 떨어진 서울 코엑스 부스에서 원격으로 운전했다. 차량 카메라 6대가 보내는 영상을 보며 운전대와 페달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퓨처드라이브가 자율주행과 원격주행을 함께 개발하는 이유는 각자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은 정해진 구역을 반복해서 오가는 일에는 강하지만 돌발 상황이나 규격이 제각각인 정밀 작업에는 약한 편이다. 이때 사람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대신 원격으로 제어권을 넘겨받으면 작업을 멈추지 않고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두 기능 모두 기존 장비를 개조하는 방식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덜하다. 자율주행 지게차를 새로 사려면 2억~3억원이 들지만 개조하면 7000만~1억원 선이다.
이도엽 퓨처드라이브 실장은 '이미 가동 중인 현장은 장비를 전부 새로 바꾸기 어렵다 보니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개조 시장이 꽤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주행은 산업 현장에 자율주행보다 빨리 적용이 가능해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자율주행도 하지만 원격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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