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창신메모리(CXMT)발 충격이 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기술의 양산 규모와 원가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미래의 경쟁 심화를 지나치게 앞당겨 반영했다는 것이다.
일본계 미즈호증권은 지난 13일 중국 창신메모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당장 위협이 되지 않는 7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와 로젠블랫증권도 창신메모리의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창신메모리의 신기술 공개 이후 지난 13일 국내 반도체 관련 주는 약세를 면치못했다. 삼성전자는 7.39%, SK하이닉스는 10.09% 하락했다. 코스피는 5.46% 내린 6035.35에 마감했다.
◆ 미즈호 "출시와 양산 다르다"…中 위협 반박
지난 10일 창신메모리는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행사에서 차세대 D램 셀 구조인 4F²(포에프스퀘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해당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RDIMM)’을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에 지난 13일 조던 클라인(Jordan Klein)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창신메모리의 창신메모리의 단기 위협이 제한적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4F²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양산 목표로 알려진 시점은 2028년이다. 반면 창신메모리가 제시한 2026년 말은 제품 출시 시점이다. 클라인은 두 일정만으로 중국이 한국보다 2년 앞섰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량생산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창신메모리는 아직 신제품의 구체적인 사양과 수율, 성능, 고객사 인증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고객사에 얼마나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단기간에 공급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셀 면적을 줄인다고 생산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정이 복잡해지면 불량률이 높아져 오히려 원가가 상승할 수 있다. 더군다나 창신메모리가 개발할 서버용 DDR5 RDIMM은 AI 가속기에 탑재하는 HBM과 다른 제품이다. 이에 이번 발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을 당장 위협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버용 D램 사업에서는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로젠블랫도 "과잉 반응"…한국 실적·수급은 양호
지난 14일 케빈 캐시디(Kevin Cassidy) 로젠블랫증권 애널리스트도 창신메모리의 단기 경쟁 위협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D램 시장은 중장기 탄탄한 수요가 예측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D램 시장은 PC와 스마트폰 판매량에 따라 수요가 크게 변동했다. 하지만 AI 업계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수년 단위로 계획한다. 메모리 수요를 장기적으로 예측하기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공급 확대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캐시디에 따르면 신규 D램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려면 통상 3~5년이 걸리고, 100억달러(13조482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다.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캐시디는 메모리주의 저평가 문제도 지적했다. 관련 기업들이 이익의 5~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이 여전히 과거의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창신메모리를 '종이호랑이(Paper Tiger)'에 비유하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 중국 추격은 현실…호남 클러스터 전력망 서둘러야
시장에서는 창신메모리발 충격에 대해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 AI 호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해외 증권사들은 창신메모리의 중장기적인 위협까지는 부정하지 않았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지난 13일 창신메모리가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상용화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글로벌 D램 시장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도 창신메모리의 증설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가격과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창신메모리의 생산 확대가 당장 위협은 아니더라도 향후 메모리 업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생산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에서 최 회장은 호남 클러스터 사업을 언급했다. "우리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뭔가를 해야 한다"며 "중국 (업체들)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남 클러스터는 전력망 구축부터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은 호남 클러스터 1단계 송전 설비 구축에 약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구조 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용의 8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공사기간도 문제다. 2~3년 안에 송전선로를 완공해야 하지만 한전의 표준공사기간은 약 9년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기한 내 완공이 가능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일정 단축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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