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 인수금융의 만기를 연장하며 당장의 급한 불을 껐다. 다만 현금 이자 부담을 낮춘 대신 향후 상환해야 할 이자가 누적되는 구조인 만큼 근본적인 부담을 해소하기보다는 지급 시점을 뒤로 미룬 것에 가깝다는 평가다. 결국 확보한 시간 안에 한샘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인수금융 상환은 물론 투자금까지 회수할 수 있을지 핵심과제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M PE 측 투자목적회사(SPC)인 하임 등은 지난달 29일 대주단과 세 번째 대출 변경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 2026년 12월31일이었던 대출 만기는 2028년 3월17일로 연장됐다.
이번 변경약정의 핵심은 만기 연장과 함께 담보 및 이자 지급 조건이 완화됐다는 점이다. 우선 기존 계약에서는 담보유지비율 85%를 유지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대출 만기까지 해당 비율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샘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추가 담보 제공이나 조기상환 압박을 덜 수 있게 됐다.
이자 지급 구조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대출 구간(Tranche)별로 금융채 금리에 일정 가산금리를 더하거나 고정금리를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전 구간의 정기이자율을 연 0.5%로 낮췄다. 대신 별도로 연 5.35~9.18%의 현물지급(PIK) 이자율을 적용해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은 이자를 추후 상환하도록 했다.
다만 이 같은 조건 변경이 IMM PE의 상환 부담 자체를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 당장의 현금 유출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PIK 방식으로 이자가 누적되면서 만기 시점에 갚아야 할 금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주단은 향후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도 마련했다. IMM 측이 담보로 제공한 한샘 주식을 매각하거나 담보권 실행을 통해 처분할 경우 대출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금액의 7.5%를 추가이자로 지급받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담보주식 처분 과정에서 대출채무를 상환하고도 잔여금액이 발생한다면 IMM 측의 투자금 회수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주단이 이번 만기 연장에 동의한 데에는 현재 한샘의 주식 가치가 대출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담보를 처분하더라도 대출금 전액을 회수하기 어려운 만큼 만기를 연장해 향후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샘 인수금융 규모는 8550억원에 달하지만 담보로 제공된 한샘 주식 833만9691주의 시장가치는 14일 종가 4만원 기준 약 3336억원에 그친다. 이는 대출금액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실제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반영될 수 있지만 현재 시장가치만 놓고 보면 대출 원금과의 격차가 상당하다.
결국 이번 만기 연장은 IMM PE와 대주단 모두에 시간을 벌어준 조치로 풀이된다. 대주단은 향후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고 IMM PE 역시 당장의 상환 압박에서 벗어나 한샘의 기업가치를 높일 시간을 확보했다. 다만 이자 부담이 누적되는 만큼 향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매각가격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다.
관건은 IMM PE가 인수금융 원리금을 상환하고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만큼 높은 가격에 한샘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소비심리 위축과 주택경기 침체 등 비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내 한샘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한샘 관련 보고서에서 "위축된 소비심리, 주택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본업 측면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며 "긴 호흡으로 회사의 변화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따른 상환 부담과 IMM PE의 경영권 매각 가능성에 대해 "인수금융은 대주주 측 금융거래로 회사가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는 아니며 지분 매각 역시 주주사 의사결정 사항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단기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동반한 매출 회복과 이익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핵심 상품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통·물류·시공 효율화와 비용 관리를 추진하는 한편 한샘넥서스 흡수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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