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비투엔’이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앤씨앤’ 경영권을 확보하며 차량용 반도체·영상기기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사업 확장의 성패를 가를 현금창출력은 아직 취약하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이사회 재편을 앞둔 새 경영진은 재무구조 개선과 넥스트칩을 활용한 사업 시너지 입증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씨앤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감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비투엔의 경영권 인수 이후 새로운 지배구조를 이사회에 반영하는 절차다.
지난달 체결한 경영권 변경 계약에는 비투엔이 지명하는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고 기존 등기이사와 감사의 사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합의가 담겼다.
앞서 비투엔은 지난달 28일 앤씨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62억5000만원을 납입하고 신주 250만주를 취득해 지분 27.73%를 확보했다. 특수관계인 뉴머티리얼즈신기술투자조합1호의 37억5000만원 투자로 확보한 지분 16.64%를 더하면 최대주주 측 합산 지분율은 44.36%다. 신주는 이달 8일 상장됐다.
경영권 확보에 이어 이사회 재편까지 마무리되면 비투엔은 앤씨앤의 경영전략과 신규 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사업 확장에 필요한 현금창출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수 주체인 비투엔부터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비투엔은 올 상반기 연결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OCF)도 26억원 순유출이었다. 본업에서 영업손실과 현금유출이 동시에 발생한 만큼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수 이후 신규 사업에 투입할 재원까지 마련해야 한다.
앤씨앤 역시 회계상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342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9%에 그쳤다. 순이익은 11억원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았는데, 종속기업 처분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기간 OCF는 22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양사가 상반기 영업활동에서 각각 현금 순유출을 기록했다는 것은 신규 사업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흐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앤씨앤은 영업흑자에도 현금이 유출됐다는 점에서 매출 확대뿐 아니라 실제 대금 회수와 운전자본 관리가 중요해졌다.
앤씨앤은 내년까지 증자로 확보한 약 100억원을 원재료·상품 매입과 연구개발(R&D)을 위해 집행할 예정이다. 확보한 자금이 기존 사업 운영과 기술 개발에 투입되는 만큼 신규 경영진으로서는 투자 성과를 매출과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투엔이 구상하는 돌파구는 기존 AI·데이터 사업과 앤씨앤의 차량용 영상기기·반도체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다. 우선 검토 분야는 상용차 안전관리, 차량 영상 데이터 분석, AI 영상관제 등이다. 각 회사의 기존 기술과 제품을 연계해 협력 과제를 구체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로봇·드론·스마트팩토리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 확장의 핵심 연결고리로는 앤씨앤의 관계기업 넥스트칩이 꼽힌다. 넥스트칩은 2019년 앤씨앤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부가 물적분할한 회사로, 차량용 카메라의 영상신호를 보정하는 영상처리반도체(ISP)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앤씨앤은 분할 당시 신설회사 지분을 전량 확보했으며, 이후 지분율이 23%로 낮아졌지만 최대주주로 남아 있다.
넥스트칩의 최근 실적은 사업 연계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늘었다. 영업손실도 7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은 차량용 카메라 영상을 보정하는 ISP(74.6%)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고해상도 영상을 전송하는 AHD 반도체(19.5%)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차량용 반도체의 판매가 늘면서 외형 성장과 적자 축소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비투엔으로서는 이미 매출이 발생하는 영상처리·전송 기술에 AI·데이터 분석 역량을 접목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차세대 성장동력인 ADAS용 시스템반도체(SoC)는 아직 본격적인 매출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상반기 해당 제품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넥스트칩이 기존 ISP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ADAS용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실제 고객사 확보와 제품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
비투엔과의 협력 역시 기술 결합 가능성을 넘어 실제 계약과 매출로 이어져야 한다. 기존 영상처리·전송 제품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고, ADAS 기술을 고객 수요와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기·반도체 공급에 소프트웨어와 관제 서비스를 결합하는 사업모델이 구체화되더라도 고객사 확보와 상용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새 경영진이 경영권 인수로 확보한 사업 기반을 빠르게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투엔과 앤씨앤의 현금창출력을 개선하는 동시에 넥스트칩과의 협력을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비투엔에 OCF 개선 방안과 흑자전환 예상 시점, 넥스트칩과 진행 중인 계약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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