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단 조립이 내년 하반기 6차 발사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순천 제작센터에서 이뤄진다. 제작에 이어 발사 운용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커지면서 8차부터는 사업 전반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상 상황 대응 역량과 정부 물량 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민간 주도 체제가 자리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 6차 발사체의 1~3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500억원을 들여 전남 순천에 구축한 발사체 제작센터에서 조립된다. 조립을 마친 각 단은 육로로 광양만까지 옮긴 뒤 바지선에 실려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되고, 이곳에서 총조립을 거친다. 4·5차 발사 때는 단 조립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됐다.
책임을 나누는 기준은 장소가 아닌 납품 시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완성된 발사체를 발사 이틀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납품한다. 그 전까지 제작과 운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책임지며, 운송 비용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부담한다. 항우연은 연구개발 주관기관으로서 제작과 시험 현장에 인력을 보내 감독한다. 발사책임자(MD)는 7차까지 항우연 고도화사업단장이 맡고, 8차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을 예정이다.
발사 운용 참여도 늘고 있다. 발사 운용 핵심 부문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은 4차 32명에서 5차 42명으로 늘었고, 5차 발사에서는 발사통제센터 관제 콘솔 22개 중 20개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항우연과 맺은 24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것으로, 항우연은 교육과 세미나, 현장 지도 등을 통해 발사 운용 기술을 넘기고 있다.
발사 운용을 지휘하는 발사운용책임자(LD) 업무도 교육이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6차 발사 때는 5차 대비 발사 운용 쪽에서 참여 인원이나 참여하는 콘솔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콘솔 참여가 곧 독자적인 발사 운용을 뜻하지는 않는다. 발사 과정에서는 센서 이상이나 추진제 충전 문제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는데, 이때 원인을 찾아 조치하려면 발사체를 설계하고 시험해 온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항우연 설명이다. 현재는 항우연 인력이 콘솔 뒤에서 감독하며 이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연구소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조작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상 교육을 받으면 할 수 있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조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작 기간 단축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5차 발사 직후 발사 주기를 더 앞당길 것을 주문했고, 정부는 총사업비 3280억원을 증액해 2032년까지 발사 5차례를 추가했다. 연 1회 수준인 발사를 늘리려면 양산 체제에서 조립 기간을 줄이고 인력과 자금을 더 투입해야 한다. 항우연 관계자는 "양산 단계에서는 제작 기간이 곧 비용"이라며 "민간 기업이 투자를 통해 제작 기간을 줄이는 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물량만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연 1회 수준 발사 물량만으로는 순천 공장의 투자비를 회수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민간 및 해외 위성 발사 수요를 확보하고 발사 빈도를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해외 고객을 확보하려면 발사 신뢰성부터 입증해야 한다.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면 90% 수준의 성공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지만, 누리호 성공률은 5차 발사 성공으로 80%에 이른 상태다. 90%에 도달하려면 10차까지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해외 고객 확보와 관련해 "해외 전시에 나갈 때마다 방산뿐 아니라 우주 사업 솔루션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며 "누리호가 실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발사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순천 제작센터의 연간 생산 기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뿐 아니라 이후 다른 추가 발사체까지 제작할 수 있는 규모로 구축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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