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은행 3곳과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국경 간 결제·정산 거래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수호아이오가 글로벌 결제·정산 네트워크 파티오르(Partior)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의 해외 확장에 나섰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다. 금융권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쌓아온 수호아이오가 이제는 PoC(개념검증) 계약을 실제 거래와 반복 매출로 연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수호아이오는 지난 8월 파티오르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국내 은행 3곳과 파티오르 네트워크 활용을 위한 PoC 계약을 맺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 협력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연동과 기술 검증에 착수한 것이다.
수호아이오 관계자는 "파티오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 국내 은행 3곳과 파티오르 네트워크 활용을 위한 PoC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한 초기 검토나 구두 협의 단계가 아니라 계약을 맺고 실증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 3곳과의 PoC는 상용 결제·정산 계약과는 다르다. 현재까지 파티오르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제 국경 간 거래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증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과 예금토큰 기반 정산 경로를 검증한 뒤 관련 규제와 은행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상용화 여부와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 3곳과 PoC 계약…글로벌 결제망 연결 추진
수호아이오가 새롭게 공략하는 영역은 국경 간 결제와 정산이다. 파티오르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결제·정산 네트워크로, 복수 통화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결제와 정산을 지원한다.
수호아이오는 국내 은행이 파티오르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은행별 시스템 연동과 환경에 맞춘 구축, 노드 운영, 보안 모니터링, 네트워크 유지관리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은행과 해외 디지털 결제망 사이에서 거래와 정산에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 같은 사업은 기존 금융권 PoC와는 성격이 다르다. 프로젝트 한강 등 실증사업은 특정 환경에서 기술과 서비스의 구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파티오르 협력은 실제 글로벌 결제·정산 네트워크와 국내 은행 시스템의 연동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상용화와의 접점이 넓다.
수호아이오가 단순 기술 공급업체를 넘어 금융기관과 글로벌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 인프라 사업자를 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은행들이 파티오르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경 간 결제·정산에 나설 경우 은행별 시스템 구축과 운영, 보안 관리 등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역할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다. 수호아이오가 제시한 수익모델은 초기 구축비와 노드 운영비, 인프라 사용료다. 은행별 별도 구축이 필요한 경우 구축비를 받고, 상용화 이후에는 노드 운영과 네트워크 유지관리, 인프라 사용에 따른 반복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수호아이오 관계자는 “은행별 환경에 맞춘 구축과 노드 운영, 보안 모니터링, 네트워크 유지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별도 구축이 필요한 경우 구축비를 받고 이후에는 노드 운영비와 인프라 사용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은행 3곳의 PoC 계약이 유상인지, 계약 금액과 매출 인식 규모가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PoC 수행에 따른 구축·검증 매출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용 운영계약과 반복적인 인프라 사용료가 확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호 파트너허브' 공개…기업용 디지털자산 관리 시장 공략
글로벌 결제망 연계와 별개로 수호아이오는 기업용 디지털자산 관리 플랫폼인 '수호 파트너허브'를 공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트너허브는 기업이 여러 디지털자산의 거래와 운용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기존에는 기업이 가상자산이나 토큰화 자산을 운용하려면 거래소와 수탁사, 지갑 등 여러 사업자의 시스템을 각각 이용해야 했다. 수호아이오는 이들 서비스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연결해 기업의 디지털자산 관리와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지급·송금 기능까지 확대해 금융기관과 기업이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파트너허브 역시 수호아이오의 수익구조 전환을 위한 사업이다. 금융기관별 프로젝트 수주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기업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구독료와 이용료 등 반복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 공개가 곧바로 상용화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파트너허브의 실제 도입 기업 수와 유료 고객, 이용료 매출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파티오르 네트워크 연계 사업과 파트너허브가 기술적으로 직접 연결되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만큼 두 사업의 상용화 성과는 각각 검증해야 한다.
◆실증에서 상용 거래로…5년 연속 적자 끊을 수 있나
수호아이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사업의 상용화가 더욱 중요하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수호아이오의 매출은 13억원, 영업손실은 27억원이다. 2021년부터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금융권 실증과 기술 개발을 넘어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동안 수호아이오는 프로젝트 한강 등 국내 금융권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고 금융기관과의 사업 접점을 넓혀왔다. 파티오르와의 협력과 국내 은행 3곳의 PoC 계약은 이를 글로벌 결제·정산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시도다. 여기에 파트너허브까지 더해 금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사업 영역 확대만으로 수익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은행 3곳의 PoC가 실제 국경 간 결제·정산 거래와 상용 운영계약으로 이어지고, 파트너허브가 유료 고객을 확보해야 반복 매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수호아이오가 실증 중심의 기술기업에서 상용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계약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거래와 매출이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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