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광호 기자] 유석우 회장 측이 오르비텍을 매각하면서 파인테크닉스는 떼어내 직접 품는다. 지난해 말 성진홀딩스가 최대주주였던 오르비텍을 통해 300억원을 들여 파인테크닉스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올해 오르비텍을 매각하면서 파인테크닉스는 성진홀딩스 아래로 직접 가져오는 구조로 지배구조를 다시 짰다. 사실상 오르비텍에서 파인테크닉스를 사실상 '스핀오프'한 셈이다.
여기에 최대주주는 오르비텍에서 성진홀딩스로 바뀌지만 당시 선임한 심철구 대표이사 체제는 그대로 이어지면서, 파인테크닉스는 유 회장 측의 직접 지배 아래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서게 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진홀딩스는 오는 8일 코스닥 상장사 ‘파인테크닉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앞두고 있다. 성진홀딩스는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86만5050주를 주당 1156원에 배정받는다.
앞서 성진홀딩스는 오르비텍으로부터 파인테크닉스 구주 414만주를 180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계약은 460만주·200억원 규모였지만 최종적으로 414만주·180억원으로 줄었다. 주당 매매가격은 약 4348원으로 유지됐다. 지난달 30일 잔금 지급과 함께 구주 인수가 완료되면서 성진홀딩스는 파인테크닉스 지분 15.57%를 확보했다.
구주 거래만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아니다. 구주 매각 후에도 오르비텍은 453만3057주를 보유해 지분율 약 17.05%로 성진홀딩스보다 앞선다. 오는 8일 성진홀딩스가 단독 참여하는 유상증자가 완료돼야 지분율이 역전된다. 성진홀딩스는 구주와 신주를 합쳐 500만5050주(18.2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고, 오르비텍은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으로 16.52%의 2대주주가 된다. 구주 180억원에 10억원의 유상증자를 더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구조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의 실질은 유 회장 측의 지배구조 재편에 있다. 지난해 말까지 지배구조는 '유석우 회장 측→성진홀딩스→오르비텍→파인테크닉스'로 이어졌다. 당시 성진홀딩스가 최대주주였던 오르비텍은 지난해 12월 파인테크닉스 구주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총 3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오르비텍의 최대주주 등극 당시 지분율은 42.10%였다. 이후 발행주식수가 늘면서 올해 1분기 말 37.93%로 낮아졌다.
지배구조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올해 3월이다. 성진홀딩스가 보유하던 오르비텍 지분을 비앤피주성에 300억원에 매각하면서 기존 지배구조의 중간 고리였던 오르비텍을 정리했다. 대신 파인테크닉스는 유 회장 측에 남겼다. 성진홀딩스는 오르비텍 최대주주에서 내려온 직후인 4월 15일 오르비텍이 보유한 파인테크닉스 지분을 넘겨받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성진홀딩스→오르비텍→파인테크닉스'로 이어졌던 간접 지배구조는 '성진홀딩스→파인테크닉스'로 단순화된다. 오르비텍은 비앤피주성 측으로 넘어간 반면 성진홀딩스는 190억원을 투입해 파인테크닉스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오르비텍이라는 중간 고리를 걷어내고 파인테크닉스를 유 회장 측의 직접 지배 아래 두는 셈이다.
유 회장의 설명도 이 같은 거래 구조와 맞닿아 있다. 유 회장은 “매수인과 매도인 간 협의가 잘 이뤄졌다”며 “오르비텍을 통해 파인테크닉스를 인수한 뒤 다시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파인테크닉스를 스핀오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테크닉스 경영진도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심철구 대표는 지난해 오르비텍이 파인테크닉스를 인수하면서 새로 선임된 인물이다. 유 회장은 현재 경영진에 대해 “직접 선임한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명의는 오르비텍에서 성진홀딩스로 바뀌지만 경영진까지 포함하면 유 회장 측의 경영 연속성이 이어지는 구조다.
심 대표에 대한 대규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지배구조 재편 직전에 부여됐다. 파인테크닉스는 지난 3월 27일 심 대표에게 보통주 22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주당 2155원으로, 2028년 3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220만주는 이번 유상증자 후 발행주식총수와 단순 비교하면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지 19일 뒤인 4월 15일 오르비텍과 성진홀딩스는 파인테크닉스 지분 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스톡옵션 부여와 지분 양수도계약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유 회장이 심 대표 등 현 경영진을 직접 선임했다고 밝힌 데다 지배구조 재편 이후에도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만큼, 성진홀딩스의 최대주주 등극 이후에도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성진홀딩스 역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파인테크닉스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성진홀딩스가 직접 경영권을 쥐게 되는 시점에 파인테크닉스의 재무 사정은 녹록지 않다.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고 단기 차입 부담은 커졌다. 파인테크닉스는 지난해 매출 429억원, 영업손실 64억원, 순손실 2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11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사정은 더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6억원을 기록했고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70억원에서 상반기 말 22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동차입금은 293억원에서 356억원으로 늘었다.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연결고리를 유지한 채 지배구조 재편을 마무리하는 만큼 앞으로는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유 회장은 지배구조 재편 이후 사업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는 향후 LED 조명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사업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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