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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이 던진 질문…빚은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나
이승연 기자
2026-10-04 11:07:29
부채 자체보다 상환 부담이 관건…한은, 소비 감소 전환점 DSR 46%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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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메인 포스터.jpg
오징어게임 가로 포스터. (출처=넷플릭스)

[딜사이트 이승연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출발점은 빚이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은 도박과 실직 등으로 경제적 궁지에 몰린 인물이다. 다른 참가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빚에 쫓기거나 당장 돈이 필요한 456명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뛰어든다.


작품에서는 거액의 빚이 참가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장치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빚이 얼마쯤 쌓여야 생활이 흔들리기 시작할까.


‘몇억원’이라는 부채 총액만으로는 알 수 없다. 같은 3억원을 빌렸더라도 연소득이 3000만원인 사람과 1억원인 사람이 느끼는 부담은 당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 금융에서는 빚의 절대 규모보다 벌어들이는 소득 가운데 얼마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이다. DSR은 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가령 연소득이 5000만원인데 1년에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2000만원이라면 DSR은 4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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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 감소의 경계는 ‘DSR 46%’


최근 한국은행은 이 비율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면 가계 소비를 제약하는지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7일 발표한 ‘가구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DSR이 높아질수록 소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DSR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비 자체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그 경계는 46%였다.


이는 연소득 5000만원인 가구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약 2300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92만원이다. 연소득 7000만원이면 연간 약 3220만원, 월평균 약 268만원이다.


이 구간에 들어선 가구도 적지 않다. 2025년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DSR이 46%를 넘는 비중은 11.1%였다.


저소득층에서는 부담이 더 컸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DSR 46%를 초과한 비중은 2021년 11.4%에서 2025년 14.5%로 3.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원리금 상황액이라도 소득이 적을수록 생활비에서 빚 상환이 차지하는 몫이 커질 수밖에 없다.


◆ 금융당국도 상환능력 중심으로 대출 관리


금융당국 역시 가계대출을 관리할 때 부채 총액과 함께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본다.


현재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차주에게 적용되는 차주 단위 DSR 규제는 은행권 40%, 비은행권 50%가 기본 기준이다. 대출자가 버는 소득에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미래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도 도입됐다. 대출 한도를 심사할 때 실제 대출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 금리를 기준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계산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현재 금리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빚이라도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상환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를 미리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는 같은 금액의 빚이라도 상황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연간 2000만원의 원리금을 상환하면 DSR은 40%다. 원금이 그대로라도 소득이 줄거나 금리 상승으로 연간 원리금이 2300만원으로 늘어나면 DSR은 46%까지 올라간다. 반대로 소득이 늘거나 원금을 갚아 상환 부담이 줄면 DSR도 낮아진다.


◆ 빚 자체보다 중요한 건 ‘감당할 수 있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빚은 종종 인물을 궁지에 몰아넣는 장치로 등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부채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 구입이나 교육, 사업 투자처럼 향후 편익이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데 쓰이는 부채는 필요한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부채를 반드시 나쁘다는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래의 소득이나 수익을 전제로 돈을 빌리는 만큼 그 예상이 빗나갔을 때의 부담도 함께 따져야 한다. 강 교수는 “부채를 얻은 것 이상으로 벌어야 한다”며 “원금과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업이나 투자 목적으로 빚을 낼 경우에는 기대수익뿐 아니라 실제 사업성과 상환 여력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빚 자체보다 그 빚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처럼 부채가 선택지를 넓혀주는 수단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을 제약하는 부담으로 바뀌는 순간, 빚의 성격도 달라진다.

빚이 얼마나 쌓여야 생활이 힘들어지는 거야? DSR이라는 게 정확히 뭐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계 소비가 줄어들 수 있어요. DSR은 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해요. 가령 연소득이 5000만원인데 1년에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2000만원이라면 DSR은 40%가 돼요.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소비가 줄어드는 경계선이 따로 있어?
한국은행은 DSR이 46%를 넘어서면 가계 소비가 감소하는 경계라고 추정했어요. 연소득 5000만원인 가구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약 2300만원(월평균 약 192만원)을 넘는 수준이고, 연소득 7000만원이면 연간 약 3220만원(월평균 약 268만원)이에요. 2025년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DSR이 46%를 넘는 비중은 11.1%였어요.
저소득층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데, 금융당국은 어떤 식으로 대출을 관리하고 있어?
저소득층은 소득이 적을수록 생활비에서 빚 상환이 차지하는 몫이 커져서 부담이 더 높아요.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DSR 46%를 초과한 비중은 2021년 11.4%→2025년 14.5%로 3.1%p 높아졌어요. 금융당국은 차주 단위 DSR 규제를 통해 은행권 40%, 비은행권 50%를 기본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어요. 또한 미래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심사하는 '스트레스 DSR'도 도입해 관리하고 있어요.
그럼 빚은 무조건 나쁜 거야? 어떻게 관리해야 해?
부채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상환 여력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해요.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 구입이나 교육, 사업 투자처럼 향후 편익이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데 쓰이는 부채는 필요한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부채를 반드시 나쁘다는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어요. 다만 강 교수는 “부채를 얻은 것 이상으로 벌어야 한다”며 원금과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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