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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하나보다 신인 6팀”…K팝도 ‘포트폴리오 시대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2026-09-29 11:31:42
엔터 4사 신인 데뷔 연평균 2→6팀…8년차 재계약 부담에 美·공연·MD 확장으로 다수 IP 수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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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4사 신인그룹 데뷔 수.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한두 팀의 ‘대박’에 실적을 의존하던 K팝 산업의 성장 방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처럼 소수의 메가 지식재산권(IP)가 기획사 실적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여러 신인 그룹을 동시에 키워 합산 성과를 높이는 ‘포트폴리오형’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신인의 초기 흥행 규모가 커진 데다 해외 시장과 공연·머천다이즈(merchandise·MD) 등 수익원이 넓어지면서 여러 IP를 동시에 수익화할 수 있는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한 팀 대박’에서 ‘여러 팀 합산’으로


지난 28일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이 발간한 ‘K-POP 포트폴리오 시대의 개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4사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가 데뷔시킨 신인 그룹은 2010~2021년 연평균 2.2팀에서 2024~2026년 연평균 6.7팀으로 약 3배 늘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데뷔한 그룹만 18팀이다.


과거 K팝 산업은 일부 초대형 IP의 흥행 여부가 회사 전체 실적을 크게 흔드는 구조였다. 음반 판매량이 정점을 기록한 2023년에도 엔터 4사 합산 음반 판매량 8487만장 가운데 30.5%인 2588만장이 BTS와 세븐틴 두 팀에서 나왔다.


반면 최근에는 지역과 장르가 다른 여러 팀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특정 아티스트의 공백이 회사 전체 실적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


세대별 데뷔 1년차, 2년차 평균 연간 음반 판매량 (출처=키움증권)

신인 숫자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임 연구원이 데뷔 시기별 성과를 분석한 결과 2024~2025년 데뷔 그룹의 1년차 평균 음반 판매량은 124만9000장으로 집계됐다. 2012~2016년 데뷔 그룹의 9만4000장과 비교하면 13배가 넘는다. 2017~2020년 데뷔 그룹은 33만7000장, 2021~2023년은 97만4000장이었다.


전체 음반 시장이 커진 효과를 제외해도 최근 신인의 출발 체급은 높아졌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데뷔 1년차의 전체 음반 시장 평균 점유율은 2024~2025년 데뷔 그룹이 1.21%로, 이전 세대의 0.78~0.81%보다 약 50%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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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년 데뷔한 9개 그룹 가운데 NCT WISH와 TWS, 베이비몬스터, 코르티스, 아일릿, 킥플립 등 6팀은 데뷔 첫해부터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같은 분석에서 2012~2016년 데뷔 그룹의 1년차 최고 판매량은 세븐틴의 17만6000장이었다.


◆잘나갈수록 커지는 ‘8년차 비용’…신인 필요한 이유


엔터사들이 지속적으로 신인을 공급하는 배경에는 기존 인기 그룹의 연차가 높아질수록 달라지는 수익 구조도 자리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최초 계약기간은 7년을 초과할 수 없다. 계약을 연장할 경우 기획업자와 가수가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이돌 그룹은 통상 데뷔 8년차를 전후해 재계약 구간에 진입한다.


임 연구원은 흥행에 성공한 아티스트는 재계약 과정에서 협상력이 커지면서 기획사의 수익 배분 여건이 데뷔 초보다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재계약이 3~5년 단위로 반복되면서 계약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는 이런 변화가 비용 구조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키즈가 재계약 이후 8년차에 진입한 2025년 JYP의 아티스트 인세는 2068억원으로 전년 1203억원보다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은 36.6%였다.


임 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매출 대비 인세 비중도 2024년 20.0%에서 2025년 25.2%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42.6%에서 36.9%로 낮아졌다. 다만 개별 아티스트의 실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인세 증가분 전체를 재계약에 따른 분배율 변화로 단정할 수는 없다.


◆美가 日 제치고 1위…신인 여러 팀 먹여 살릴 시장 커졌다


여러 신인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환경은 해외 시장 확대와 함께 마련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음반 수출액은 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9.0% 증가했다. 원화로는 약 1770억원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최대 수출국도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전체 음반 수출 가운데 미국 비중은 28.8%로 가장 높았고 일본은 25.3%로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EU)은 16.5%, 중국은 14.4%였다. 관세청은 같은 기간 음반을 수출한 131개국 가운데 94개국에서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이런 지역 다변화를 다수 IP 전략이 가능해진 핵심 배경으로 봤다. 한정된 일본 팬덤을 여러 팀이 나눠 갖던 구조에서 미국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각기 다른 시장을 겨냥한 그룹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신인도 2~3년 만에 수십만명 투어


공연 수익화 시점도 앞당겨지고 있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데뷔한 주요 11개 팀의 직전 투어 대비 최근 투어 총 모객은 342만명에서 560만3000명으로 64% 증가했다. 베이비몬스터는 8만7000명에서 55만9000명으로 6.4배, 캣츠아이는 10만4000명에서 59만7000명으로 5.7배, NiziU는 6만4000명에서 35만2000명으로 5.5배 늘었다. NCT WISH와 라이즈도 한 차례 투어 사이클 만에 모객 규모를 각각 3.2배, 3배 키웠다.


공연 1회당 규모도 커졌다. 캣츠아이의 공연 1회당 모객은 2025년 6118명에서 올해 1만9874명으로 늘었다. NCT WISH는 3962명에서 1만1773명으로 증가했다. 니쥬는 4752명에서 2만2135명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엔터 4사의 7년차 이하 IP 공연 모객은 2023년 316만8000명에서 올해 617만9000명으로 3년 만에 95% 증가했다. 과거 신인이 의미 있는 규모의 투어에 진입하기까지 3~4년이 걸렸다면 최근에는 데뷔 2~3년차부터 수십만명 규모의 투어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음반 밖으로 넓어진 지갑…MD·팝업도 신인 몫


신인이 돈을 벌 수 있는 경로는 음반과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엔터 4사의 MD·라이선싱 매출은 2020년 3514억원에서 지난해 1조882억원으로 3.1배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5.3%에서 지난해 21.0%로 높아졌다. 임 연구원은 이 비중이 2028년 24.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키움증권)

팝업스토어 역시 해외와 저연차 IP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임 연구원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집계한 주요 그룹 팝업스토어는 426건이다. 이 가운데 327건인 76.8%가 해외에서 열렸다.


전체 팝업의 63.6%인 271건은 7년차 이하 IP가 차지했다. 엔하이픈이 62건으로 가장 많았고 베이비몬스터 54건, 트레저 36건, NCT WISH 23건 순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수 IP 전략이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다. 데뷔 그룹이 늘어날수록 제작·마케팅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 엔터사들이 ‘한 팀의 대박’을 만드는 능력에서 여러 IP를 지속적으로 흑자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동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K팝 산업이 예전처럼 BTS 같은 대형 아티스트 한 팀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 거야?
소수의 메가 IP에 실적을 의존하던 방식에서 여러 신인 그룹을 동시에 키워 합산 성과를 높이는 '포트폴리오형' 구조로 변화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처럼 소수의 아티스트가 기획사 실적을 좌우했지만, 최근에는 지역과 장르가 다른 여러 팀을 동시에 운영하며 특정 아티스트의 공백이 회사 전체 실적의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고 있어요.
신인 그룹들의 음반 판매량이나 시장 점유율도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어?
네, 신인들의 초기 흥행 규모와 시장 점유율이 모두 크게 늘어났어요. 2024~2025년 데뷔 그룹의 1년차 평균 음반 판매량은 124만9000장으로, 2012~2016년 데뷔 그룹의 9만4000장과 비교하면 13배가 넘어요. 또한 2024~2025년 데뷔 그룹의 1년차 전체 음반 시장 평균 점유율은 1.21%로, 이전 세대의 0.78%~0.81%보다 약 50% 높게 나타났어요. 특히 NCT WISH, TWS, 베이비몬스터, 코르티스, 아일릿, 킥플립 등 6팀은 데뷔 첫해부터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어요.
엔터사들이 계속해서 신인을 많이 내놓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기존 인기 그룹의 연차가 높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구조의 변화 때문이에요. 아이돌 그룹은 통상 데뷔 8년차 전후로 재계약 구간에 진입하는데,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흥행에 성공한 아티스트는 재계약 과정에서 협상력이 커져 기획사의 수익 배분 여건이 데뷔 초보다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실제로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스트레이키즈가 재계약 후 8년차에 진입한 2025년 아티스트 인세는 2068억원으로 전년 1203억원보다 72% 증가했어요.
신인들이 수익을 내는 경로가 예전보다 더 다양해졌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어?
음반과 공연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확대와 MD, 팝업스토어 등으로 수익원이 넓어졌어요. 올해 1분기 국내 음반 수출액은 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9.0%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최대 수출국도 일본에서 미국(28.8%)으로 바뀌었어요. 또한 엔터 4사의 MD·라이선싱 매출은 2020년 3514억원에서 지난해 1조882억원으로 3.1배 증가했어요. 팝업스토어의 경우에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집계된 426건 중 76.8%인 327건이 해외에서 열리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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