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가온전선이 주력인 배전 케이블에서 초고압 송전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전력의 구매제도 개편을 계기로 대용량 송전에 필요한 태도체 케이블까지 제품군을 확대한다. LS전선이 345kV 이상 초고압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시장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가온전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대의 송전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LS그룹 내 역할도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온전선은 한전 규격인 2500㎟급 태도체 케이블 개발과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154kV급 1000㎟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해 왔지만 도체 단면적을 키운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관련 투자를 마친 뒤 2027년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가온전선이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한전의 구매제도 변화가 있다. 한전은 초고압 케이블과 접속재를 함께 구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이를 분리 발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케이블과 접속재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LS전선 등 3개사가 시장에 참가했지만 분리 발주가 가능해지면서 케이블 전문기업인 가온전선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온전선이 초고압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이는 것은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사업을 진행해 전남해상풍력 1단지 연계망과 경기도 대형 데이터센터 등에 66kV·154kV급 초고압 케이블을 공급했다. 현재 220kV급까지 초고압 XLPE 케이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이번 투자는 기존 초고압 사업의 도체 규격을 확대해 한전의 대용량 송전 시장으로 공급처를 넓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가온전선의 송전 사업 확대는 LS그룹 전선 계열사 간 역할 변화와 연결돼 있다. LS전선은 올 상반기 말 기준 가온전선 지분 81.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에서는 LS전선이 기술 진입장벽과 수익성이 높은 345kV 이상 초고압·해저케이블 등에 집중하고 가온전선은 220kV 이하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양사의 영역이 나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가온전선은 국내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를 타고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수백억원 규모의 배전 케이블을 공급했다. 기존 이천·청주 사업장에 이어 용인까지 공급처를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도 추가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배전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초고압 송전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이는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온전선의 지난해 전력사업부 제품 매출은 1조4158억원으로 전체 단순 합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6330억원, 영업이익은 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41.8% 늘었다. 이런 변화가 가온전신 외형 및 내실 확대에 기여한 셈이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송전 시장 공략에 대해 “배전 케이블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압 송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미국 자회사 LSCUS를 기반으로 북미 초고압 케이블 시장 진출 기회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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