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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신하려던 AI 뮤즈, 다시 사람을 부른다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2026-09-24 08:00:00
반복업무 AI로 이동, 예외처리·검증은 인간 몫…전문가 수요도 확대
이 기사는 2026-09-23 15:17:33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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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뮤즈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사람의 일을 대신하겠다는 AI가 다시 사람의 손을 빌리고 있다. 메타의 개인비서 AI ‘뮤즈(Muse)’가 내부 테스트에서 예약·견적처리 등 전화 업무를 실제 상담원이 대신했다. AI가 현실의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AI는 정해진 절차를 처리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반응이 달라지거나 예외 상황이 생기면 다시 사람의 판단이 필요하다. AI가 사람을 완전히 밀어내기보다 사람의 역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뮤즈 전화업무에 사람 투입완전자동화 한계


22(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내부적으로 '휴먼 컨시어지(Human Concierge)'를 테스트했다. 뮤즈가 처리하지 못한 전화 업무를 훈련받은 상담원에게 넘겨서 사람이 직접 업체에 전화를 걸어 일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뮤즈는 지난 8일 출시된 개인 AI 에이전트다. 이메일을 보내거나 상품을 구매하고 여행을 예약하는 것은 물론 직접 전화를 걸어 미용실 예약, 상품 재고 확인, 업체 견적 문의 등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전화 업무에서는 한계가 나타났다. 메타 내부에서는 보험회사 등의 직원이 통화 상대가 AI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전화를 끊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메타는 지난주 직원 절반을 대상으로 사람이 통화를 넘겨받는 기능을 시험했다.


효과는 뚜렷했다. 메타 내부 테스트에서 사 상담원이 투입됐을 때 전화 업무 성공률이 95~98%까지 올라갔다. AI만 사용했을 때는 이보다 성공률이 낮았지만 메타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테스트 과정에서 생긴 개인정보 문제다. 만약 메타가 해당 기능을 배포할 시 이용자 입장에서는 외부 계약직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메타는 외부 계약직이 통화를 처리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테스트를 시작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현재 해당 기능은 중단된 상태다. 회사 측은 정식 서비스가 아닌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점검하기 위한 시험이었으며, 향후 기능을 도입할 경우 이용자에게 이를 명확히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인력감축 기대했지만…AI가 만든 추가 비용


사람을 AI로 대체하려는 실험은 메타 내부에서도 진행됐다. 메타는 올해 초 AI를 활용해 조직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 OT(Organization Transformation)'를 추진했다.


지난달 공개된 메타 내부 문건에 따르면 회사는 AI가 기존 직원의 업무 상당 부분을 맡는 것을 전제로 일부 조직의 인원을 최대 60%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다. 기존 10~20명 규모의 개발팀을 3~5명으로 줄이고 부족한 인력을 AI 에이전트로 채우는 구상이었다.


메타는 지난 5월 실제로 직원 약 10%를 감축했다. 11월에는 추가 조직개편도 예정돼 있었지만 마크 저커버그는 두 번째 구조조정 계획을 중단했다. AI를 도입한 뒤 생산되는 결과물은 빠르게 늘었지만 실제 업무 효율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메타 내부 집계에서 내부 소프트웨어와 인프라의 코드 변경량은 전년보다 220% 증가했다. 반면 실제 이용자에게 전달된 신규·개선 기능은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AI가 많은 코드를 빠르게 만들어도 이를 검토하고 고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했다.


부작용도 나타났다. AI 에이전트 사용이 늘어난 이후 주요 기술·보안 사고는 전년보다 40% 증가했고, 직원들이 장애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투입한 시간도 70% 늘었다.

사라진 건 사람 아닌 반복업무…'휴먼 인 더 루프'


이 같은 흐름은 메타만의 일이 아니다. 스웨덴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Klarna) 2024 AI 고객상담 시스템이 약 700명분의 업무를 처리한다고 밝혔다. 평균 상담시간도 기존 11분에서 2분으로 줄었다. 당시 회사는 AI 활용과 함께 직원 수를 5000명에서 약 3800명까지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프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클라르나 CEO는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집중했다고 인정했다. 이후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실제 직원과 상담할 수 있도록 고객서비스 인력을 다시 채용하기 시작했다.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전문성을 찾는 시장도 커지고 있다. AI 학습데이터 업체 스노클AI(Snorkel AI)는 최근 35000만달러(4743억원)를 투자받아 기업가치 35억달러(47427억원)를 인정받았다.


스노클AI의 역할은 사람을 모두 없애는 것이 아니다. 코딩·법률·의학처럼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사람이 기준을 만들고, 반복적인 작업은 AI가 처리하도록 업무를 나눈다. 사람이 AI에게 어떤 답이 좋은 답인지 알려주고 AI가 이를 대규모로 반복하는 구조다.


AI 도입을 단순히 인건비 절감으로만 계산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 10명을 AI 하나로 바꾸는 방식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여러 AI를 관리하면서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형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확산으로 사라지는 것은 사람 자체라기보다 사람이 하던 일의 일부에 가깝다. 반복 작업은 AI로 넘어가지만 예외 상황을 처리하고 결과를 검증하며 최종 판단을 내리는 역할은 사람에게 남는다. 사람을 완전히 빼는 '완전자동화'보다 사람을 마지막 판단자로 두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가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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