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정부 주도로 대산·여수·울산 등 석유화학단지의 사업재편이 진행중인 가운데 다운스트림 수익성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재편 이후 잔존 제품들의 수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결국 추가적인 수출 수요 확보와 이익창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석화업계의 신용도에도 하방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이달 4일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H&L어드밴스드(H&L Advanced)로 사명을 변경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 회사는 국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마중물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통해 출범한 통합법인이다. H&L어드밴스드는 롯데케미칼 나프타분해시설(NCC) 110만t의 가동을 중단하고 스페셜티 소재와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사업재편 2호 ‘여수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7월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4개 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안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하고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을 설립해 합병한다. 이와 함께 여천NCC는 2·4호기 총 139만톤(t) 규모의 NCC 설비 가동을 중단한다.
이처럼 NCC 폐쇄, 법인 통합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 석화업계가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기 떄문이다. 중국 정부가 석화단지의 설비 증설을 추진, 자급률을 높이면서 중국 중심의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 석화업체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에 생산량을 감축하며 효율과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 시장에서는 최종 다운스트림 제품의 수익성이 향방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석유화학사 신용도 재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재편으로 과잉 생산능력 축소와 저수익 수출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다운스트림을 통한 높은 수출의존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석화업체들의 지난해 수출의존도는 57% 수준인데 현재 논의중인 사업재편이 모두 진행되더라도 6%포인트(P) 하락한 51%(가동률 90% 기준)에 달한다.
이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이후에도 잔존 제품들이 범용 중심이라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결국 다운스트림 분야의 수요 경쟁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후속 구조재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나아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신용도 부담은 한층 가중될 예정이다. 국내 석화업계는 올해 상반기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지역 분쟁으로 인한 래깅 효과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을 개선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LG화학·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한화솔루션·H&L어드밴스드 등 대부분 업체들은 신용도 대비 영업현금창출력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역래경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잔존해있는 상태다. 실제 석유화학의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이달 넷째 주 기준 t당 927달러로 전달 대비 17% 상승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이 약 20~40%, H&L어드밴스드가 25% 이상의 추가 이익을 창출해야 신용도 하락세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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