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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가 끝나는 시점에, 나는 1~2년 마지막 계주를 뛴다"
윤종학 기자
2026-09-24 09:00:00
세컨더리 VC 전문가 이지찬 위벤처스 상무 "구주 거래는 불확실성 투성이…시간의 비대칭을 거래한다"
이 기사는 2026-09-23 15:32:0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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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찬 위벤처스 상무가 강남구 삼성동에서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세컨더리 투자는 시간을 사고파는 자본시장의 종합예술이다. 기업의 시간이 끝나서가 아니라 펀드의 기한이 만료되어 시장에 나온 지분을 골라내고, 그 가운데서 상장이라는 결승선을 1~2년 내에 눈앞에 둔 자산만 찾아 할인된 가격에 넘겨 받는 전략이다.


23일 이지찬 위벤처스 상무는 벤처캐피탈(VC) 업계와 발빠른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최근 양성화된 세컨더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방식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VC 업계에서는 시간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이런 투자를 개발했고, 이 영역 투자자들의 인내심 한계를 맞추기 위해 다시 상장과 원리금 회수 시기가 최대 1~2년을 넘지 않는 대상을 선별한다는 설명이다.


이지찬 상무는 “이런 원칙은 낙관이 아니라 제약된 상황을 고려한 철칙”이라며 “구주 거래에서는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이미 상당 부분 걷힌 기업으로 범위를 좁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VC업계의 스타 하태훈 대표가 설립한 위벤처스는 2022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LP지분유동화펀드를 결성하며 국내에서 드물게 이 영역을 개척해온 운용사다. 특히 이지찬 상무는 한국벤처투자에서 관련 제도 설계 실무를 맡았던 인물로 2019년부터 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로 통한다.


◆ 벤처펀드 만기는 7~8년…자산유동화 노린다


세컨더리는 이미 발행된 지분을 기존 보유자로부터 넘겨받는 거래다. 신주 투자와 달리 자금이 기업이 아니라 기존 주주에게 흘러간다. LP지분 유동화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간다. 개별 기업의 주식이 아니라 펀드에 출자한 지분 자체를 인수한다. 어떤 출자자가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넣었다면 그 조합원 지위를 통째로 넘겨받는 방식이다. 매수자는 해당 펀드가 담은 수십 개 기업에 한 번에 노출된다.

거래가 성립하는 이유는 벤처펀드의 구조에 있다. 만기가 7~8년인 폐쇄형이라 중간에 환매가 불가능하다. 가입 단계에서도 이미 해지할 수 없다는 조건에 서명하고 들어간다. 이 상무는 "결국 자금 사정이 바뀌어도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 자산을 유동화 시키는 목적"이라며 "LP지분 거래는 그런 출자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퇴로"라고 말했다.


◆ 상장 임박한 회사 싸게 사는 게 기술


세컨더리 매수자의 수익 원천은 결국 할인이다. 그리고 그 할인율은 시장 구조에서 기인한다. LP지분 유동화를 지속하는 운용사는 위벤처스를 포함해 국내에 세 곳 남짓이다. 2014년 첫 펀드가 만들어진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진입과 이탈이 반복됐을 뿐 숫자는 늘지 않았다.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시장이다. 이 상무는 "할인 없이 LP지분을 매수하느니 개별 구주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낫다"며 "사는 사람이 적은 시장인 만큼 협상력은 매수자에 있다"고 짚었다.


할인의 정당성은 선별 불가능성에서 나온다. 구주를 개별로 거래할 때 매수자는 좋은 자산만 골라 담으려 한다. 당연히 부실 자산은 아무리 깎아줘도 사지 않는다. 반면 LP지분은 포트폴리오에 섞인 것을 통째로 떠안아야 한다.


이지찬 상무는 “골라낼 수 없으니 그만큼 싸야 메리트가 있다”며 "구주 평균 수익률에 할인 폭만큼의 알파가 더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미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평균 이하 가격에 확보하는 만큼 하방이 상대적으로 단단하다는 평가다.


◆ 기업은 비협조적…그래서 IPO 되는 곳만 찾는다


다만 구주 투자에는 신주에 없는 제약이 있다. 기업이 매수자에게 협조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신주 투자는 투자기업에게 자금이 들어간다. 반면 구주 투자는 기존 주주에게 자금이 들어가게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 명부가 바뀔 뿐이니 대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LP세컨더리 투자 이후 기존 주주를 통해 부탁하면 미팅 한 번 정도는 성사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고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질의응답을 토해 기업의 상황을 바닥까지 파고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추가 펀딩 계획이 없는 프리IPO 단계 기업일수록 협조 유인이 떨어진다.


이 상무가 투자 대상을 2년 이내 상장 청구 가능 기업으로 좁히는 것은 이 한계에 대한 대응이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대부분 정리된 시점에 들어가면 정보 격차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시리즈A·B 단계 구주를 담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는 이전부터 알고 있던 기업에 한정한다는 것이 이 상무의 설명이다.


시장 자체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벤처펀드 결성이 늘어나면 출자자도 늘고, 그중 일정 비율은 중간에 팔아야 할 사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매물로 나오는 것은 2020~2022년 결성 펀드들이다. 최근 늘어난 결성분은 3~4년 뒤 시장에 나온다.


◆ 알지노믹스 10억 넣어 104억 회수 탠배거


위벤처스가 뿌린 씨앗의 첫 성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2021년 10월 250억원 규모로 결성한 'IBKC-WE창업초기세컨더리1호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상무와 김소희 상무가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한 이 펀드는 16개 기업에 221억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268억원을 회수했다. 출자금 대비 분배배수(DPI)는 1.09배로 원금을 넘어섰고, 미실현 평가액을 더한 총가치배수(TVPI)는 1.76배다.


개별 종목에서는 구주로 담은 알지노믹스에서 투자원금 10억원 대비 104억원을 회수해 10배가 넘는 이른바 탠배거 성과를 냈다. 라이너에서 4.8배, 에스팀에서 2.8배를 각각 거둬들였다. 위벤처스는 스냅컴퍼니와 에이투지, 스파크바이오파마 등 잔여 포트폴리오의 회수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내년 중 성과보수 구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벤처스는 2019년 하태훈 대표가 설립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다. 파트너들이 회사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각자 전문 영역을 맡는 구조로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딥테크와 커머스, 바이오, 초기기업 투자에 더해 세컨더리를 별도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컨더리 투자랑 LP지분 유동화는 정확히 어떤 거야?
세컨더리 투자는 이미 발행된 지분을 기존 주주로부터 넘겨받는 거래를 의미해요. LP지분 유동화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펀드에 출자한 지분 자체를 인수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출자자가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넣었다면 그 조합원 지위를 통째로 넘겨받는 식이죠. 벤처펀드는 만기가 7~8년인 폐쇄형이라 중간에 환매가 불가능한데, LP지분 거래는 자금 사정이 바뀌어도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 자산을 유동화하려는 출자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퇴로 역할을 해요.
세컨더리 투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이 뭐야?
할인된 가격으로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LP지분 유동화는 포트폴리오에 섞인 것을 통째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좋은 자산만 골라 담으려는 신주 투자와 달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이지찬 위벤처스 상무는 “골라낼 수 없으니 그만큼 싸야 메리트가 있다”며, 구주 평균 수익률에 할인 폭만큼의 알파가 더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어요.
기업들이 구주 투자자들에게 협조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데 왜 그래?
신주 투자와 달리 구주 투자는 자금이 기업이 아닌 기존 주주에게 흘러가기 때문이에요.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 명부만 바뀌는 것이라 대응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요. 이 때문에 이지찬 상무는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장 청구가 1~2년 내로 임박한 기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좁히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요.
위벤처스의 실제 투자 성과는 어때?
위벤처스는 2021년 10월 250억원 규모로 결성한 'IBKC-WE창업초기세컨더리1호펀드'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어요. 이 펀드는 16개 기업에 221억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268억원을 회수했으며, 분배배수(DPI)는 1.09배, 총가치배수(TVPI)는 1.76배를 기록했어요. 개별 종목으로는 알지노믹스에서 투자원금 10억원 대비 104억원을 회수하며 10배가 넘는 성과를 냈고, 라이너에서 4.8배, 에스팀에서 2.8배의 수익을 거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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