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22살 창업가 허채원...다섯 번의 시도 끝에 찾은 정답
이수민 인턴기자
2026-09-20 08:00:00
AI 아바타·여자친구 거쳐 B2B 영상 자동화로…조회수보다 다시 찾는 고객
이 기사는 2026-09-19 00:21:17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도현 허채원.jpe
지난 5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임도현(왼쪽부터) 숨랩스 대표와 허채원 공동창업자 (제공=숨랩스)

[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제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고객사가 투자하고 싶어 했다.”


허채원(22) 숨랩스(Sume Labs) 대표가 지금의 제품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다. 두 차례 창업과 여러 번의 제품 전환을 거치며 허 대표가 얻은 깨달음은 단순했다. 한 번의 관심을 끄는 것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제품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에게는 일종의 아하 모먼트(Aha Moment)였다.


허 대표는 현재 숨랩스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숨에이전트’는 기업이 원하는 형식의 영상을 대량으로 제작해주는 AI 서비스다.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를 정의하면 이후에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API로 입력해 같은 형식의 영상을 반복 생산할 수 있다.


라이브커머스 업체는 같은 형식의 상품 영상을 짧은 시간에 수십개에서 수백개 만들어야 한다. 숨에이전트는 이 반복 작업을 AI로 자동화한다.


제품 사진 몇 장만 있으면 SNS용 홍보 영상을 자동으로 만들거나 라이브커머스에 올릴 여러 배너도 제작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토큰을 낭비하며 일일이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수정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어 제작 시간과 인건비를 함께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모비두(Mobidoo), 마이리얼트립(MyRealTrip) 등이 라이브커머스 기업이 숨랩스의 주요 고객이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회사는 영상 형식이 일정한 데다 다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해야 해 숨랩스의 자동화 방식과 맞닿아 있다.


숨랩스는 9월에 약 500건을 제작·납품하고, 오는 11월에는 약 5000건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숨랩스는 지난달 파운더스인크(Founders Inc), 카카오벤처스, 퓨처플레이, 베이스벤처스 등이 참여한 프리시드(Pre-seed) 투자에서 기업가치 2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KakaoTalk_20260915_170629425_03.jpg
숨에이전트 화면 (촬영=이수민 기자)

3 때 시작된 창업 꿈포스텍 휴학 후 달파行


허 대표가 처음 창업을 생각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당시 코딩에 재미를 느껴 혼자서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한 가상 피팅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비슷한 기술을 개발한 해외 스타트업이 수백억에 매각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허 대표는 “‘나도 할 수 있는데 저걸로 돈까지 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창업에 마음을 굳혔던 당시를 회상했다. 고교 시절 각종 창업대회에서 수상한 이력으로 포스텍 특기 분야 총장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생활은 즐거웠지만 창업에 대한 꿈은 놓지 않았다. 우연히 만난 선배에게 3~4학기 뒤에 창업할 계획을 털어놓는데 오히려 왜 지금 안하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선배의 말대로 지금 창업하지 않으면 AI시대가 끝나있을 것 같은 생각에 허 대표는 첫 학기를 마친 뒤 바로 휴학했다.


곧 바로 창업을 시작하진 않았다. 공모전에서 쌓은 코딩 기술은 실제 제품 개발과 다를 것 같다는 판단에 실무 경험을 위해 AI 스타트업 달파(Dalpha)에 합류했다. 8개월간 AI 엔지니어로 일한 뒤 첫 창업에 나섰다.


첫 창업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허 대표는 “3개월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못 남겼었다. 그때부터 자기 의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공모전 수상 등 과거 성과도 자신의 기술력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잘 맞춘 결과는 아니었는지 돌아보기 시작했다.


다섯 번의 시도 끝에 찾은 정답


임도현 허채원2.jpe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임도현 대표와 허채원 공동창업자 (제공=숨랩스)

창업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에 베이스벤처스(Bass Ventures)에서 여러 창업자를 만나며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임도현 숨랩스 공동창업자도 이때 만났다. 둘은 같이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허 대표는 야구선수에게 메이저리그가 있는 것처럼 내 사업도 큰 시장에서 키우고 싶었다고 실리콘밸리로 향한 이유를 설명했다.


첫 제품은 스티브잡스와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실시간 AI 아바타였다. 이용자가 말을 걸면 AI로 구현된 스티브 잡스가 음성과 입 모양을 맞춰 답하는 방식이다. 제품은 X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출시 이틀 만에 약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주 뒤 이용자는 거의 사라졌다. 허 대표는 진짜 쓸모가 있어서 쓰는 게 아니라 신기해서 한번 써보는 제품에 가까웠다”며 “이때 조회수와 초기 매출이 실제 수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후 AI 여자친구, AI 인플루언서 등 잇따라 만들다가 지금의 숨에이전트에 정착했다.


숨에이전트를 시장에 내놓자 제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고객사가 비용을 내며 함께 제품을 개발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팀쿡 ai.jpg
스티브잡스 아바타와 대화하는 임도현 대표 (출처=X(엑스))

제품 다음은 '사람'…“목표를 밀어붙여야 한다


제품 방향을 찾은 뒤 허 대표의 다음 고민은 함께 회사를 키울 ‘사람’이다. 현재 숨랩스는 허 대표와 임 대표 두 사람만 운영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적은 인원이어도 제품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전략이다.


당장 조직을 크게 늘릴 계획은 없지만 향후 사업이 더 커져 사람을 뽑게 될 경우에는 두 창업자에게 없는 기술을 채워주는 인재보다 회사와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이른바 ‘묵직한 사람’을 찾겠다고 말했다.


창업을 거치며 성공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스무 살 무렵에는 일론 머스크처럼 인류에 큰 영향을 주는 창업가를 꿈꿨지만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단란한 가정을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창업에 필요한 태도만큼은 분명했다. 허 대표는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면 이를 밀어붙이는 패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대학생이라면 을 가지고 직접 해보는 편이 낫다조금 더 준비한 뒤 창업하겠다고 말했던 사람들의 상당수는 결국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완벽한 준비보다 목표를 세우고 직접 부딪혀보는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숨랩스에서 개발한 '숨에이전트'는 어떤 기능을 하는 서비스야?
기업이 원하는 형식의 영상을 대량으로 제작해주는 AI 서비스예요. 콘텐츠를 정의한 후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API로 입력하면 같은 형식의 영상을 반복해서 생산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제작 시간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모비두, 마이리얼트립 같은 라이브커머스 기업들이 주요 고객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숨랩스의 최근 실적이나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야?
숨랩스는 기업가치 200억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투자를 유치했고, 영상 납품 건수도 늘려갈 계획이에요. 9월에는 약 500건을 제작·납품했으며, 11월에는 약 5000건까지 확대할 예정이에요. 또한 파운더스인크, 카카오벤처스, 퓨처플레이, 베이스벤처스 등이 참여한 프리시드 투자에서 기업가치 2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어요.
허채원 대표가 여러 번의 창업 시도를 거치며 느낀 점이 뭐야?
한 번의 관심을 끄는 것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해요. 과거 실시간 AI 아바타 제품은 출시 이틀 만에 약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주 뒤 이용자가 거의 사라졌어요. 허 대표는 "조회수와 초기 매출이 실제 수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라고 말했어요.
숨랩스의 향후 계획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어?
당장 조직을 크게 늘리지는 않겠지만, 향후 인재를 채용할 때는 회사와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묵직한 사람'을 찾을 계획이에요. 허 대표는 "대학생이라면 '깡'을 가지고 직접 해보는 편이 낫다"라며, 완벽한 준비보다 목표를 세우고 직접 부딪혀보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AI를 이용해 기사 본문을 질문·응답 구조로 재편성했습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