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서울 마곡 R&D센터 처분 시한을 앞두고 이행강제금 부담에 직면했던 SM그룹이 고비를 넘겼다. TK케미칼·SM벡셀 등 6개 계열사가 나눠 보유하던 R&D센터 지분을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경남기업과 동아건설산업에 넘기면서다. SM그룹은 해당 시설을 건설 부문 연구개발 거점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 R&D센터 지분을 보유하던 TK케미칼(20%), 대한해운(20%), SM하이플러스(20%), SM상선(20%), SM벡셀(10%), 대한상선(10%) 등 6개사는 지난 2일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경남기업·동아건설산업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토지와 건물 지분이 모두 이전됐으며, 거래 이후 소유구조는 경남기업 60%, 동아건설산업 40%로 재편됐다. 총 거래대금은 약 493억원이다.
이번 지분 이전은 R&D센터 처분 시한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이뤄졌다. 앞서 SM그룹은 2016년 4월 계열사 TK케미칼 컨소시엄을 통해 서울시와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맺고 계열사들을 입주시켜 R&D센터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2021년 12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는 그룹 본부와 2개 계열사가 이곳에 무단 입주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마곡산업단지 입주기업은 건축연면적의 50% 이상을 R&D시설로 사용해야 하지만, SM그룹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해당 R&D센터는 연구시설 운영의무 위반으로 2025년 3월 입주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서울시가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하면서 SM그룹은 이달 말까지 R&D센터를 처분해야 했다. 기한 내 처분하지 못할 경우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에 따라 재산가액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행강제금 규모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SM그룹은 이번 거래로 이행강제금 부담을 피하게 됐다. 계열사 간 거래도 법상 처분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집적법상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로의 양도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이 없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측은 “계열사 간 양도가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별도 법률 검토를 진행했고, 가능하다는 자문을 받았다”며 “경남기업·동아건설산업 등 양수 기업에 대해서도 입주자격 심사를 진행한 결과 연구역량 등 관련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M그룹은 향후 해당 R&D센터를 건설 분야 연구개발 거점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모듈러 건축 기술을 비롯해 제조·건설 현장에서 활용할 로봇과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 등이 주요 연구 분야가 될 전망이다.
SM그룹 관계자는 “마곡산업단지 입주 1호 기업이었던 만큼 외부에 매각하기보다 새로운 R&D센터로 활용하려는 구상이 있었다”며 “경남기업과 동아건설산업 등 건설 계열사가 입주해 건설 중심의 연구개발 센터로 새롭게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연내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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