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에스케이'의 경영권 매각이 1년 넘는 표류 끝에 최대 고비를 맞았다. 양수인인 윤진파트너스 측이 9월9일까지 지급하기로 한 잔금 666억원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계약 해제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거래 종결을 위한 최종기한은 이달 30일이다. 윤진파트너스가 다시 기한 연장을 요청해 양측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거래가 살아날 여지는 남아 있다. 다만 여섯 차례에 걸쳐 일정을 미루고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만큼 추가 합의를 위해서는 이전보다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스케이는 이달 9일로 예정됐던 구주 거래 잔금 666억4636만원의 납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기존 9월9일로 기재됐던 잔금 지급일과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이 모두 삭제됐다. 현재 잔금 지급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계약 당사자들은 거래 지속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계약 체결 이후 1년 넘게 종결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디에스케이의 최대주주인 시너지이노베이션과 특수관계인 2인은 지난해 8월 윤진파트너스 외 5곳에 디에스케이 주식 1107만5440주를 넘기는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대금은 823억4636만원으로 주당 7435원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윤진파트너스가 디에스케이 주식 653만642주(25.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당초 잔금 지급 예정일은 지난해 10월13일이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을 시작으로 올해 3월과 6월 두 차례, 7월, 9월9일까지 거듭 변경됐다. 최초 예정일 이후 잔금 지급 일정만 여섯 차례 바뀐 셈이다.
반복된 일정 변경에도 계약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양수인 측의 추가 자금 납입이 있었다. 윤진파트너스 측은 지난해 8월 최초 계약금 67억원을 양도인 측에 지급한 데 이어 올해 4월 50억원, 8월 40억원을 추가로 납입했다. 현재까지 지급된 계약금은 총 157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계약금과 별도로 이행보증금 15억원도 납부했다. 계약금과 이행보증금을 합하면 양수인 측이 거래를 위해 선지급한 자금은 172억원에 달한다.
상당한 자금을 먼저 지급하고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윤진파트너스 측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계약이 최종 해제될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이미 지급한 계약금과 이행보증금이 양도인 측에 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거래를 포기할 경우 최대 172억원에 달하는 선지급 자금을 둘러싼 손실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셈이다.
윤진파트너스 측이 다시 잔금 지급기일 연장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너지이노베이션 측은 윤진파트너스의 계약 불이행에 따라 이달 30일을 거래 종결 최종기한으로 두고 계약 해제 여부를 검토하면서도, 양수인 측의 연기 요청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윤진파트너스 측이 추가 협상을 이끌어낼 만한 자금조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계약 체결 이후 1년 넘게 거래가 종결되지 않았고 최초 잔금 지급 예정일 이후에도 일정이 여섯 차례 변경됐다. 추가 연장에 합의하려면 단순히 지급일을 다시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 계약금 납입이나 잔금 조달 방안, 구체적인 납입 가능 시점 등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시너지이노베이션 측에도 계약 해제가 반드시 유리한 선택지만은 아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기존 계약금과 이행보증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가 무산되면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경영권 매각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특히 디에스케이 주가가 기존 계약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은 재매각 과정의 변수다. 시너지이노베이션 측과 윤진파트너스 측이 체결한 구주양수도 계약상 주당 가격은 7435원이다. 반면 최근 디에스케이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4265원으로 계약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경영권 거래에는 별도의 프리미엄이 반영될 수 있지만 새로운 원매자와 기존 계약과 동일한 가격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실적 부진도 새로운 원매자와의 가격 협상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차전지·카메라모듈·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제조하는 디에스케이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40억원보다 6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9억원에서 88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음에도 적자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시장에선 이번 협상의 핵심으로 윤진파트너스 측이 666억원에 달하는 잔금 조달 능력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양수인은 이미 투입한 자금의 손실 위험을 줄여야 하고, 양도인 측은 계약을 끝낼 경우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거래를 이어갈 유인은 남아 있지만 반복된 일정 변경을 감안하면 추가 연장만으로 거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잔금 미납에 따른 거래 지속 가능성과 잔금 납입일 연장 협상 상황 등을 질의하기 위해 윤진파트너스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윤진파트너스 관계자는 "답변 가능한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질의 내용과 번호를 남겼지만 이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디에스케이 측에도 추가 협상 관련 진행사항 등을 질의하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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