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의 장남 정두선 부사장이 신사업 발굴 총괄을 맡으면서 트레이딩에 치우친 사업이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 매출 대부분은 저마진 구조의 트레이딩에 쏠려 신사업 등 비(非)트레이딩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가 절실하다. 정 부사장은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서 경영 성과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미래 먹거리 찾기에 보다 적극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현대코퍼레이션의 영업이익률은 2%대를 밑돌고 있다. 2021년 0.9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09%, 2023년 1.51%, 2024년 1.91% 등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다시 1.85%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7조554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401억원에 그쳤다.
회사 주력인 트레이딩 사업 자체가 저마진 구조라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화에 따른 제조사와 구매자 간 직접 거래 증가로 중개 수수료를 과거에 비해 높게 매기기 어려워졌으며, 철강과 석유화학 등 주요 취급 품목 원자재값·물류비 변동 관련 위험 회피(헤지)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코퍼레이션 전체 매출에서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97~98%대에 달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1년 기존 '현대종합상사'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당시 회사는 "'트레이딩'이라는 특정한 업종의 한계에서 벗어나 신사업 발굴 및 육성을 통해 회사의 사업 영역을 확대·다변화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전기차부품과 수소에너지, 폐자원 리사이클 등 신사업 목적을 정관에 잇따라 추가했지만 매출 구성은 4년간 거의 바뀌지 않았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후계자인 정 부사장이 올해부터 회사 주요 과제이기도 한 신사업 총괄을 맡은 만큼 기존 트레이딩 중심 사업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1990년생인 정 부사장은 런던 커뮤니케이션 대학(L.C.C)에서 마케팅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14년 현대코퍼레이션 법무팀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9년 임원(상무보)으로 승진, 현대코퍼레이션 싱가포르 법인인 현대퓨얼스 법인장으로 이동했다. 2022년에는 전무, 2024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퓨얼스는 해운사에 선박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이어 정 부사장은 올해 1월 새롭게 신설된 글로벌성장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글로벌성장부문은 그동안 그룹 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신사업 조직을 한데 모은 조직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금융 플랫폼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등에 개인 엔젤투자자로 참여해온 경력을 고려한 인사로 보고 있다. 다만 정 부사장의 구체적인 신사업 투자나 계획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신사업총괄 취임 이후 첫 성과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승계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코퍼레이션을 비롯한 종합상사 대부분은 트레이딩 매출 비중이 높아 연간 영업이익률 자체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자원개발 등 미래 먹거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진은 낮지만 수익이 안정적인 트레이딩을 기본으로 하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먹거리 찾기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그동안 트레이딩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며 "이번 글로벌성장부문 신설을 계기로 신규 사업 발굴과 육성을 본격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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