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코퍼레이션이 폐태양광 자활용 사업에서 단계적으로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플랙스텍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자회사 플랙스레스에 대한 우선매수권까지 쥐면서 국내 실증부터 해외 원천기술까지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가고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상반기 독일 플랙스텍 지분 36.74%를 사들여 관계기업으로 편입했다.
지분 취득 주체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올해 1월 독일에 신규 설립한 손자회사 현대코퍼레이션EU홀딩스다. 법인 설립 후 반년 만에 지분 인수가 이뤄졌다. 플랙스텍은 폐태양광 패널에서 은·구리 등 핵심 원재료를 고효율로 회수하는 기술을 지닌 플랙스레스의 모회사이자 원천기술 보유 기업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분 취득은 중장기 먹거리를 염두에 둔 단계적 투자로 읽힌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4년 3월 플랙스레스 지분 8%를 85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는 플랙스레스와 국내에 태양광 재활용 합작법인(JV) 현대리어스를 세워 지분 50.1%를 확보했다. 출자 규모는 21억원이다. 현대리어스는 플랙스레스의 재활용 공정을 국내 환경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아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재생용재료 가공업체 석청코리아 지분 60%를 36억원에 사들여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폐태양광 재활용은 기술만큼 원료 조달이 사업 성패를 가른다. 설비 가동률을 유지하려면 폐모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국내 수거 시장은 아직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청코리아 인수는 이 병목을 직접 해소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현대코퍼레이션이 독일 원천기술 보유사의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코퍼레이션 측은 추가 지분 취득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실증 사업에서 사업성이 확인되면 플랙스텍 지배력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분을 늘릴 여지는 모회사와 자회사 양쪽 모두 있다. 플랙스텍 지분 36.74%는 아직 과반에 미치지 못하고 플랙스레스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직접 보유한 몫이 8%에 그친다. 다만 플랙스텍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산하면 실질 영향력을 가진 지분은 41.8%로 늘어난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플랙스레스에 대해서는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을 확보해 향후 지분 확대 통로도 열어뒀다.
현재 실적의 기반은 여전히 트레이딩 사업이다. 상반기 연결 매출 4조8891억원 중 수출 상품매출이 4조6594억원으로 95.3%를 차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2.4% 증가한 1090억원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본업에서 창출한 이익을 바탕으로 폐태양광 재활용을 비롯한 신규 사업에 투자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트레이딩 사업의 외형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자동차부품사 루치노바 등이 포함된 내수 제품매출은 상반기 46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 수준이다. 다만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374억원을 넘어서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사업성을 검증하고 가능성이 확인되면 플랙스텍 등 독일 측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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