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중견 건설사 라인그룹이 계열 벤처캐피탈(VC) 라인투자파트너스(옛 더블캐피탈)를 비건설 성장축으로 육성하지만 정책자금 확보 과정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기후 분야 출자사업에 잇달아 도전했는데 파트너 선택이나 전략 측면에서 모두 판단미스라는 지적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인투자파트너스와 키스톤PE는 지난 7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은행권 기후기술펀드 3호’ 소형 리그에 공동운용사(Co-GP)로 지원했지만 최종 탈락했다.
해당 리그에는 총 17개 운용사가 지원해 4곳이 선정됐다. 최종 GP는 나이스투자파트너스, 대신증권·프롤로그벤처스, 브이엘인베스트먼트,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다. 운용사당 성장금융 출자액은 200억원, 최소 펀드 결성액은 400억원이었다.
양사는 뒤이어 성장사다리펀드2의 기후대응 성장지원 분야에도 함께 도전했지만 다시 탈락했다. 이 분야에는 라인투자파트너스·키스톤PE를 비롯해 브이엘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매니져스코리아, 중소기업은행·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등 4곳이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어펄마캐피탈과 중소기업은행·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GP로 선정됐다. 운용사별 출자액은 150억원이며 최소 결성액은 450억원이다.
출자사업 탈락은 실제 펀드 결성 무산으로 이어졌다. 라인그룹 계열사 이지1은 지난달 19일 ‘라인키스톤기후신기술투자조합’에 출자하기로 한 30억원의 확약을 취소했다. 성장사다리펀드2 GP에 선정되지 못하면서 조합을 결성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지1은 당초 올해 12월까지 해당 조합에 3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었다. 출자 전 조합 결성이 중단돼 실제 자금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라인투자파트너스도 같은 날 특수관계인과의 수익증권 거래를 취소했다.
라인투자파트너스는 라인그룹이 벤처투자와 대체투자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신기술사업금융회사다. 2022년 자본금 1억원으로 출범한 뒤 2023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200억원으로 확대했다. 2024년 8월 신기사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같은 해 12월 서은성 대표를 영입하며 투자조직을 정비했다.
라인그룹도 계열사 출자를 통해 라인투자파트너스의 AUM 확대를 뒷받침했다. 라인산업과 동양이노텍은 더블스페셜티신기술투자조합제1호에 각각 249억5000만원씩 총 499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기후펀드에도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이지1이 민간 출자자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라인투자파트너스는 지난 7월 에임인베스트먼트와 250억원 규모의 ‘에임라인 문화M&A 세컨더리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하며 첫 모태펀드 운용에 나섰다. 당시 기준 운용 조합은 19개, 운용자산(AUM)은 약 1900억원으로 늘었다. 기후펀드 GP로 선정될 경우 연내 AUM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차례 탈락하면서 당초 성장 경로에도 제동이 걸렸다.
현재까지는 외부 운용사와의 Co-GP 전략을 통해 짧은 업력을 보완하고 있다. 라인투자파트너스가 그룹의 출자 여력과 신기사 운용 플랫폼을 제공하고, 파트너 운용사가 전문 분야의 투자 경험과 트랙레코드를 보태는 구조다. 문화 M&A 분야에서는 에임인베스트먼트, 기후 분야에서는 키스톤PE와 손을 잡았다.
키스톤PE는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과 기업가치 개선 경험을 보유한 독립계 PE다. 환경설비업체 에어릭스를 인수해 사업구조를 장기 유지·관리와 스마트팩토리 중심으로 개편한 경험을 앞세워 기후 분야 출자사업에 도전했다. 라인투자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부족한 기후·환경 투자 이력을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였던 셈이다. 하지만 키스톤이 최근 무궁화신탁과의 거래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파트너 선택이 다소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라인그룹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이후 금융 계열사의 브랜드도 일원화하고 있다. 더블캐피탈은 지난 1일부터 라인투자파트너스로, 더블저축은행은 라인저축은행으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그룹 외형 확대에 맞춰 금융사업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라인투자파트너스가 그룹 내부 자금을 넘어 외부 기관투자가의 출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독자적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았다. 기후펀드 재도전 여부와 다른 운용사들과의 협업 지속 여부가 향후 독립 운용사로서의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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