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마키나락스가 제조 현장에서 실제 성과를 내는 '산업 AI'를 앞세워 기업의 AI 전환 공략에 속도를 낸다. 범용 인공지능(AI)의 성능 경쟁을 넘어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실제 설비와 연결되는 AI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과는 AI 기반 타이어 패턴 개발을 진행하고 HD현대와는 조선소의 로봇·크레인 예지보전과 생산공정 최적화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ATTENTION 2026'에서 "앞으로 몇 년 안에 AI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AI를 열심히 도입하고 있는데 이것이 진짜 회사의 경쟁력에 도움을 주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현장은 80%의 정확도로는 절대 적용할 수 없는 곳"이라며 "아무리 벤치마크 성능이 높은 모델이라도 현장의 데이터와 업무 방식을 모르면 롱테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장과 전장 등은 작은 오류도 허용하기 어려운 데다 기업마다 고유한 데이터와 업무 방식이 있어 범용 AI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마키나락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으로 자체 AI 운영체제 '런웨이(Runway)'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AI에 연결하고 특정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기업이 AI 활용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지식과 결과물을 내부에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특징이다.
여기에 엔지니어가 고객사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조직을 결합해 산업별 AI를 구축하고 있다. FDE가 현장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런웨이를 활용해 실제 운영 가능한 AI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5개국 32개 도시 80개 이상의 현장에서 6000개 이상의 AI 모델을 배포했다. 글로벌 6개 자동차 공장에서는 140대 이상의 로봇 관리에 AI를 활용하고 최근 한미 연합훈련에도 AI 기술을 시범 적용했다.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과는 3년째 'AI 타이어 패턴 생성'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다. 디자이너가 제품 특성과 필요한 성능 요소를 제시하면 AI가 엔지니어링 조건에 맞는 다수의 패턴을 생성하고 사람이 이를 평가·선택하는 방식이다. 현재 실제 타이어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패턴을 생성하는 단계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김성진 한국앤컴퍼니그룹 전무(CDO·CIO)는 "회사 경쟁력을 결정짓는 우리 회사만의 AI 과제는 우리 힘만으로 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마키나락스 같은 좋은 파트너들과 같이 일하면서 회사의 역량을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HD현대와는 조선소 현장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마키나락스 FDE가 현장에 직접 투입돼 협동로봇과 크레인의 예지보전, 생산공정 최적화 등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HD현대는 숙련공의 지식과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로봇과 생산·공정 관리에 AI를 적용해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김영옥 HD현대 상무(CAIO)는 "피지컬 AI는 단순히 기술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이 중요하다"며 마키나락스를 "한국의 팔란티어와 같다"고 평가했다. 김 상무는 이어 "AI FDE들이 현장에서 직접적인 문제를 가지고 협동로봇이나 크레인의 예지보전, 생산공정 최적화 등을 AI 문제로 풀어나갈 수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마키나락스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은 AI가 공장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완전 자율 제조 공장'이다. 이날 마키나락스와 제조 피지컬 AI 비전을 공유한 장영재 KAIST 석좌교수 겸 다임리서치 대표도 개별 설비의 자동화를 넘어 원부자재 투입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공장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공장 오케스트레이션'을 5세대 제조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그는 KAIST가 개발한 피지컬 AI 기반 무인공장 플랫폼 '카이로스(KAIROS)'를 사례로 들며 생산과 물류, 로봇과 설비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하는 자율 제조의 방향을 짚었다.
장 교수는 "공장 안에서는 로봇이 일하고 사람은 공장 밖에서 AI와 함께 로봇에게 일을 주고 관리하는 것이 미래의 공장"이라며 "AI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공장을 돈 버는 공장으로 만드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의 기업만으로는 할 수 없다"며 "플랫폼을 통해 많은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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