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벤처캐피탈(CVC)는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지주체제 밖에서도 계열 투자법인과 기업 주도 조직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모험자본 역할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춰 CVC의 역할과 존재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CVC가 그룹의 실질적인 전략투자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나아가 투자 이후 협업과 사업화, 성공적인 회수로 이어지는 흐름을 제대로 만들어내고 있는지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교육사업에서 출발한 메가스터디가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지만 두 번째 투자 자회사는 아직 그룹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80억원에 매각한 메가인베스트먼트를 대신해 오너의 여동생이 땡스벤처스를 세웠으나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룹 내부 자금으로 만든 1개 펀드가 전부라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스터디는 땡스벤처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땡스벤처스가 운용하는 펀드는 메가스터디와 땡스벤처스가 자금을 전액 출자한 100억원 규모 조합 하나뿐이다. 외부 출자자(LP)가 참여한 펀드나 후속 펀드는 아직 없다.
메가스터디는 2015년 핵심 초·중·고 교육사업을 신설법인 메가스터디교육으로 떼어냈다. 존속법인에는 투자와 출판, 급식 등 나머지 사업을 남겼다. 당시 회사는 분할 목적으로 사업별 전문성 제고와 독립적인 경영·성과평가를 제시했다. 이후 메가스터디는 그룹의 투자·계열 관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오너 일가가 있다. 손주은 회장이 메가스터디 지분 32.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38.94%에 달한다. 손 회장과 여동생 손은진 대표가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손 회장의 남동생 손성은 대표는 핵심 계열사인 메가스터디교육을 이끌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제한되자 메가스터디는 교육 외 사업으로 보폭을 넓혔다. 메가스터디가 일찍부터 택한 돌파구 중 하나가 벤처투자였다. 2012년 자본금 200억원을 들여 메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김정민 대표에게 운용을 맡겼다. 김 대표 재임 기간 회사는 운용자산(AUM)을 4000억원까지 불렸다. 메가스터디는 2022년 6월 보유 지분 전량을 JB금융지주에 480억1500만원에 매각했다.
투자사업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었다. 메가스터디는 메가인베를 판 지 6개월 만에 다시 자본금 30억원 규모 땡스벤처스를 설립하고 김 대표를 초대 수장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출범 약 3개월 만인 2023년 3월 물러났다. 이후 손 회장 여동생인 손은진 메가스터디 대표가 땡스벤처스 대표도 맡았다.
이후 땡스벤처스에 대한 메가스터디의 지배력은 더 강해졌다. 지난해 11월 땡스벤처스 주식 15만주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70%에서 75%로 높였다. 메가스터디 경영관리본부장인 최필규 전무도 땡스벤처스 상근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자금 조달 구조도 모회사 의존도가 높다. 땡스벤처스가 운용하는 ‘땡스시그니처투자조합 1호’는 2023년 2월 1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메가스터디가 95%, 땡스벤처스가 GP커밋으로 5%를 출자했다. 외부 LP 없이 그룹 내부에서 펀드 자금을 모두 충당한 셈이다. 1호 펀드 결성 이후 3년 넘게 외부 LP가 참여한 펀드나 후속 펀드는 나오지 않았다.
모회사 자금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외부 LP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메가인베스트먼트가 외부 자금을 바탕으로 AUM 4000억원까지 성장했던 것과 달리 땡스벤처스의 운용 규모는 100억원에 머물러 있다. 향후 외부 LP 유치와 후속 펀드 결성 여부가 땡스벤처스가 그룹 내부 투자조직을 넘어 독립 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을 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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