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EU가 구글의 '옵트아웃(Opt-Out)' 제도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옵트아웃은 자사 콘텐츠를 AI검색 결과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선택하는 기능이다.
구글은 지난달 31일부터 옵트아웃 기능을 전세계로 확산했다. 콘텐츠 작성자가 ‘제외(Exclude)’를 선택하면 해당 콘텐츠는 AI 답변에 활용되지 않고 관련 링크도 AI 검색 결과에 노출되지 않는다. 구글 검색창 아래 AI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디스커버(Discover)의 AI 모드에도 노출되지 않는다. 다만 기존 구글 검색 결과에는 계속 노출된다.
구글의 이번 조치는 언론 및 출판업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AI ‘제로클릭(Zero-Click)’ 우려에서 출발했다. 제로클릭이란 이용자가 검색 결과 화면에서 외부 기사나 웹사이트를 클릭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AI가 여러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서 화면에 바로 답변을 정리해주는 AI오버뷰(Overview) 기능이 주를 이루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트래픽 통계 사이트인 시밀러웹(Similar Web)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4월 구글 검색 미국 이용자의 68.01%가 어떤 링크도 클릭하지 않았다고 집계했다. 2024년 60%였던 비율이 2년 사이에 약 8%포인트 증가했다. 시밀러웹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AI오버뷰 확산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사에는 직접적인 수익 문제로 연결된다. 이용자가 AI가 만든 요약만 확인하고 검색을 종료하면 언론사 사이트에는 방문자가 유입되지 않는다. 광고와 구독 수익을 트래픽에 의존하는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AI 검색 확대가 수익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문제는 언론사가 구글의 AI 활용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유럽의 구글 검색시장은 90%에 달한다. 제미나이 트래픽도 1년 사이 643.6% 증가했다. AI검색이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언론사의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자사 콘텐츠가 AI 답변으로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거나, 성장하는 AI 검색 유통망에서 스스로 빠져야 한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이에 지난 6월 구글에 콘텐츠 AI 활용 여부를 통제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이에 구글은 지난 8월 옵트아웃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실상 경쟁시장청의 요구에 대응만 했을뿐 그 실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AI가 콘텐츠를 사용하기 전에 별도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옵트인은 콘텐츠 생산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해야 AI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는 구글과 협상하기에 유리하다. 구글이 AI를 통해서 사용자에게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개별 언론사에게 사용료나 라이선스 계약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U는 최근 출판 및 언론사를 대상으로 구글의 새 옵트아웃 방안을 검토하며, 업계가 해당 기능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참여 여부를 결정할 때 어떤 요소를 고려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구글이 제공한 선택권이 현실에서도 작동하는지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구글을 상대로 콘텐츠 생산자가 실질적으로 AI활용을 거부할 수 있는가이다. 콘텐츠 사용을 거부해도 기존 유통망을 유지할 수 있어야 언론사는 구글에 별도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거부의 대가가 AI 검색시장에서 퇴출이라면 옵트아웃은 형식에 그칠 수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AI가 직접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플랫폼과 콘텐츠 생산자의 관계도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색 결과에 기사를 노출할 권리와 AI가 해당 기사를 활용할 권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향후 AI 검색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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