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디오션자산운용이 1년 여 협상 끝에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하며 첫 대형 투자에 성공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선 것은 아니지만 그와 함께 STX그룹에 몸 담았던 인사들이 디오션을 이끄는 만큼 이번 거래를 계기로 강 전 회장의 명예회복도 이뤄질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오션자산운용은 오성첨단소재와 손잡고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를 약 41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자금조달과 거래 구조를 조정하며 협상을 이어온 끝에 약 1년 만에 본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번 딜의 중심에는 단연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존재감이 자리하고 있다. 디오션자산운용 지분을 100% 보유한 모회사의 수장은 강 전 회장의 비서 출신인 강선옥 대표로 강 전 회장의 차녀도 해당 회사의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이 디오션자산운용의 직접적인 주주나 경영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STX 출신 인사들이 주요 자리에 포진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강 전 회장의 축적된 노하우와 탄탄한 네트워크가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회장은 STX그룹을 이끌 당시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조선·해운 사업을 확대했다. 조선소를 인수한 뒤 설비를 확충하고 추가 사업을 붙여 규모를 키웠던 경험을 SK오션플랜트 성장 전략에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오션은 현재 조선 대신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중인 기존 야드와 새로 개발하는 3야드를 더해 조선 블록과 풍력 하부구조물을 병행 생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과거 조선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휴 생산시설을 다시 활용하고 사업 영역을 넓힐 구상이다. 여기에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조선기술 아카데미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지역 협력업체와의 거래도 확대하기로 했다.
사실 인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9월 우협으로 선정된 이후에도 본계약 체결까지 여러 차례 일정이 미뤄졌다. SK오션플랜트가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대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기존 투자와 고용이 유지될 수 있을 지를 두고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역사회 반발에 더해 인수 자금 마련 과정에서도 기존 재무적투자자(FI)가 이탈하면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번 SK오션플랜트 인수는 디오션자산운용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성사시킨 대형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첫 대형 거래를 마무리 지으며 트랙레코드를 쌓은 디오션자산운용이 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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