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SK증권이 올해 초 불거졌던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부실 여파 속에서도 위탁매매와 자기매매를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지만 증시 활황에 힘입은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금융상품 운용실적 개선이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까지 무궁화신탁 관련 대규모 대손을 인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순자본비율(NCR)까지 개선되면서 재무안정성 회복에도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무궁화신탁 관련 잔여 위험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IB 부문의 수익성도 악화돼 실적 반등이 구조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SK증권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총자산은 8조110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2686억원 대비 27.8% 증가했다. 반년 만에 자산 규모가 1조7424억원 늘었다.
특히 위탁매매 부문의 자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1조8188억원이었던 위탁매매 부문 자산은 올해 6월 말 3조973억원으로 70.3% 증가했다. 증가액만 1조2785억원에 달한다. 전체 자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위탁매매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자기매매 부문의 외형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자기매매 부문 자산은 3조5055억원에서 4조1515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반년 동안 6461억원가량 늘어나면서 4조원대를 넘어섰다.
자기매매 부문이 보유한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3조8440억원이었던 해당 자산은 올 상반기 기준 4조4870억원으로 16.7% 늘었다. 금융상품 운용 규모가 확대되면서 자기매매 부문의 자산 증가를 뒷받침한 것이다.
위탁매매 부문의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SK증권의 올해 상반기 위탁영업 수익은 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8억원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자기매매 영업수익 역시 같은 기간 4548억원에서 1조4716억원으로 확대됐다. 외형 성장은 실적 개선과도 맞물렸다. SK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3억원으로 전년 동기 52억원 대비 약 9.8배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55억원에서 569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자기매매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자기매매 부문 순이익은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162억원 대비 182.7% 증가했다. 반면 투자은행(IB) 부문은 1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389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자기매매 부문이 IB 부진을 상쇄하며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한 셈이다. IB 부문 568억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무궁화신탁 관련 추가 손실이 지적되지만 상반기 증시호황이 이를 상쇄했다고 볼 수 있다.
외형 확대에도 재무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SK증권의 올해 6월 말 순자본비율(NCR)은 269.36%로 지난해 말 209.56% 대비 59.80%포인트 상승했다. 레버리지비율 역시 같은 기간 876.39%에서 861.03%로 낮아졌다.
다만 자산 확대가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기매매 부문의 자산 규모가 커진 만큼 시장 변동성에 따른 운용손익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상반기 위탁매매와 자기매매 부문의 외형을 확대하며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에는 확대된 자산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부진한 IB 부문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예탁자산 증가로 이어졌고 증권사의 자산 규모도 함께 커진 것"이라며 "자기매매부문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월 30일 보고서에서 무궁화신탁 관련 SK증권의 위험노출액이 전체 주선대출 기준 1500억원, 직접 보유 대출이 869억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이미 대손 인식은 699억원이 이뤄졌고, 유동화 중개판매 규모도 440억원 수준이었다.
SK증권 관계자는 “무궁화신탁 관련 부실은 상당 부분 재무제표에 반영했고 이후 증시 호황을 활용해 브로커리지와 자기매매 중심의 실적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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