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정부가 대규모 정책금융으로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자펀드가 당초 예상결성액 5조5000억원의 두 배 가량인 10조원 이상으로 10월에 일제히 결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선정된 1차 위탁운용사(GP)들이 민간 자금 모집을 빠르게 마치며 최소결성금액의 2배에 달하는 하드캡을 채운 가운데 모펀드 주관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은 1·2차 펀드 정관을 일괄 배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정책성펀드 1차 위탁운용사 11곳 가운데 대부분이 최근 민간 출자자(LP) 모집을 마무리했다. 민간 기관투자가의 출자 참여가 순조롭게 이어지면서 GP로 선정된 운용사 대부분이 펀드 결성 상한액인 하드캡 수준까지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적 출자금 1조3850억원에 민간 매칭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1차 자펀드 규모는 당초 목표치인 3조9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7조5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차 출자사업에서 펀딩이 조기에 마감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완화 특례와 산업은행의 정책적 보강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중은행과 금융지주 등 주요 LP들이 건전성 지표 부담을 덜고 출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대다수 운용사가 목표액을 훌쩍 넘겨 상한선을 채웠다. 당초 부여된 결성 시한보다 서너 달 앞서 펀딩을 매듭지은 셈이다.
1차는 11개 GP, 당초 최소결성 목표액이 3조9000억원이다. 국민성장펀드 출자액은 1조3850억원이고, 하드캡은 원칙적으로 최소결성액의 200%다. 그런데 11개 중 10개가 이미 하드캡을 채웠고, 에이스톤벤처스만 하드캡까지 가지 않고 자체 적정 규모로 결성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론적 최대치는 7조원 중후반 수준이다.
1차 운용사들의 자금 모집이 순항했지만 최종 펀드 결성은 오는 10월로 맞춰질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5월 선정한 1차 GP(11개사)와 7월 선정한 2차 GP(7개사)를 대상으로 표준 정관을 동시에 배포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투입되는 대규모 공적 재원인 만큼 주목적 투자 인정 요건과 성과보수 체계 그리고 관리보수 요율 등 세부 운용 기준을 통일해 일괄 적용하려는 실무적 조율 절차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세부 문안 검토를 거쳐 이르면 8월 말 또는 9월 중 표준 정관을 배포할 계획이다. 정관이 전달되면 각 운용사는 민간 LP들과 정관 검토 및 내부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시중은행과 연기금 등 주요 출자자의 리스크관리위원회 심의와 이사회 의결 등 결성 실무에 통상 한 달 안팎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결성 총회는 10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자펀드와 2차 자펀드(목표 결성액 1조6000억원)에 선정된 총 18개 운용사는 10월 동시 출격 채비를 갖추게 됐다. 앞서 진행된 2차 출자사업 역시 스틱인베스트먼트, 도미누스에쿼티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이 낙점되며 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차는 7개 GP가 선정됐고 최소결성 목표액 합계는 1조6000억원, 국민성장펀드 출자액은 약 6950억원이다. 2차에선 스틱의 스케일업 펀드만 다른 리그와 달리 5000억원 목표액에 하드캡이 없다. 스틱이 1조원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2차 결성액은 3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1차 GP 대다수가 하드캡을 채운 데다 하드캡 설정이 없었던 2차 스케일업 리그 역시 민간 자금 유입에 따라 조 단위 펀드로 확대될 수 있다. 10월 시장에 공급되는 펀드 규모는 당초 합산 목표치인 5조5000억원을 대폭 상회한 10조~11조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차 GP들이 민간 자금 모집을 빠르게 마치고 대기 중인 상태"라며 "산은이 1·2차 통합 정관을 배포하면 각 운용사의 결성 총회와 법인 등록 절차를 거쳐 10월부터 첨단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정책금융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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