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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32억인데 CB만 200억…넥스턴앤롤코리아, 루멘스에 '승부수'
박준우 기자
2026-08-26 09:00:00
매출 8배 기업 인수해 저평가 탈출 노려…주가 부진 땐 상장유지·CB 상환 부담
이 기사는 2026-08-25 17:53:1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넥스턴앤롤코리아’가 루멘스 인수를 위해 시가총액의 61%에 달하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보유 현금만으로 인수대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CB를 활용해 자신보다 매출 규모가 약 8배 큰 기업을 품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장기간 이어진 저평가를 끊고 루멘스 인수를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인수 이후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강화되는 시가총액 요건에 대한 부담과 CB의 현금상환 위험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스턴앤롤코리아는 200억원 규모 CB(9회차 110억원, 10회차 9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9회차 CB는 만기 4%, 10회차 CB는 만기 6%의 이자가 적용됐다. 납입일은 이달 28일이다.


넥스턴앤롤코리아 CB 발행 개요. (그래픽=김민영 기자)

조달자금은 전액 루멘스 구주 인수에 활용될 예정이다. 넥스턴앤롤코리아는 이달 초 루멘스 최대주주인 디티씨와 구주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넥스턴앤롤코리아는 계약 체결 당일인 지난 12일 계약금 84억원을 지급했다. 다음달 2일 지급할 잔금은 196억원이다. 전체 인수대금 280억원 가운데 약 71%를 CB 발행으로 충당하는 구조다. 자체 보유자금 투입 규모는 80억원 수준이다.


넥스턴앤롤코리아가 대규모 CB를 선택한 배경에는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자리한다. 올해 상반기 말 넥스턴앤롤코리아의 현금보유고는 약 390억원이다. 장부상으로는 루멘스 인수대금을 웃돌지만 일부 자산은 인수 잔금 지급 시점까지 현금화하기 어려운 상태다.


구체적으로 유동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인식된 134억원은 당장 사용이 제한돼 있다. 해당 자산은 차헬스케어 전환우선주(CPS)로 파악된다. 앞서 넥스턴바이오가 2023년 대신-Y2HC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에 출자했는데, 2025년 넥스턴앤롤코리아가 넥스턴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면서 해당 투자자산을 승계했다.


현재 해당 조합은 차헬스케어의 기업공개(IPO) 지연을 이유로 최근 풋옵션을 행사한 상태다. 넥스턴앤롤코리아는 9월 말 투자자금을 전량 회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회수 예정 시점이 루멘스 인수 잔금 지급일인 9월2일보다 늦다. 장부상 유동자산으로 잡혀 있어도 이번 인수대금으로 곧바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나머지 현금 261억원(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을 전량 인수대금으로 활용하기에도 부담이 컸다. 루멘스 구주 인수대금 280억원에 못 미치는 데다 운전자금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수 시점을 투자자산 회수 이후로 미루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넥스턴앤롤코리아는 9월 초 거래를 마무리하는 쪽을 택했다. 부족한 인수자금을 대규모 CB 발행으로 메우기로 한 배경이다.


CB 발행에 따른 최대주주 측 지배력 희석에 대비한 안전판도 마련했다. 넥스턴앤롤코리아는 9·10회차 CB에 각각 50%의 콜옵션을 설정했다. CB가 전량 전환되면 현재 발행주식수의 약 52%에 해당하는 신주 800만주가 발행된다. 이 경우 로아앤코홀딩스의 단독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17.52%(268만3968주)에서 11.51%로 하락한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 역시 23.41%(358만5219주)에서 15.38%로 낮아진다. 콜옵션을 활용하면 CB 전환에 따른 최대주주 측 지분 희석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루멘스 인수를 넥스턴앤롤코리아가 장기간 이어진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해 띄운 승부수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이날 기준 넥스턴앤롤코리아의 주가는 2165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4배다. 장부가치의 4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저평가 문제는 내년부터 상장 유지와도 맞물린다. 내년부터 코스닥 상장 유지 시가총액 요건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강화된다. 이날 기준 넥스턴앤롤코리아의 시총은 332억원으로 강화된 기준을 불과 22억원 웃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새 시총 요건을 의식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기업가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규모 CB 역시 주가 회복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9·10회차 CB의 전환가액과 최저가액은 모두 2500원으로 설정됐다. 현재 주가 2100원은 전환가액보다 16% 낮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충분히 웃돌지 못하면 CB 투자자의 주식 전환 유인이 떨어질 수 있고, 향후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회사가 현금으로 상환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넥스턴앤롤코리아·루멘스 2025년 실적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루멘스 인수는 외형 확대 측면에서는 넥스턴앤롤코리아의 체급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다. 루멘스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매출 8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넥스턴앤롤코리아의 매출 118억원의 약 8배다. 넥스턴앤롤코리아는 자체 보유자금 80억원에 200억원의 CB 조달자금을 더해 자신보다 외형이 약 8배 큰 기업을 인수하게 된다. 루멘스가 조명·자동차용 LED 제조 사업을, 넥스턴앤롤코리아가 자동차 부품에 활용되는 CNC자동선반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외형 확대를 실제 이익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루멘스는 55억원의 영업손실을, 넥스턴앤롤코리아는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적자 기업 간 결합인 만큼 단순히 연결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시너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인수 이후 루멘스가 보유한 대규모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기업가치 재평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루멘스는 올 상반기 별도기준 692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넥스턴앤롤코리아가 투입하는 구주 인수대금 28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로아앤코그룹이 앞서 인수한 아틀라스링크가 그룹 관련 부동산 등에 자금을 투입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루멘스의 현금 활용 방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루멘스의 현금을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가 인수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평가다.


로아앤코그룹 관계자는 "항상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루멘스 인수가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 상황에서 현금 활용도를 비롯해 사업 시너지 및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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