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차원의 지원과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물량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기술력·수율 등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가 더 월등하지만 이같은 행보가 향후 반도체 시장 점유율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상하이와 허페이에 각각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어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공장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현재 허페이에 2곳 베이징에 1곳의 12인치 D랩 공장(팹)을 운영 중이다.
월 생산량은 공장별 약 10만장 수준으로 추산된다. 3곳에서 매월 30만장이 생산되는 셈이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3곳의 전체 월생산량은 2028년말 50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말 전망치는 35만장으로 마이크론(38만5000장)에 근접한 수준이다. 여기에 건설 중인 공장 및 추가 공장 설립까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능력은 월 60만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설 물량은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현재처럼 DDR·LPDDR 등 범용 D램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CXMT 생산능력(26만5000장) 중 HBM 배정 물량은 5000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HBM 생산을 당장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HBM은 선단 D램 공정 및 적층·패키징 기술, 고객사 인증이 모두 갖춰져야 비로소 생산량 확대가 가능하다.
범용 D램 생산에 집중하는 것은 기술력을 통한 단기 수익성 보다 생산 규모 및 시장점유율 확대쪽에 사업전략의 무게중심을 둔 결과로 해석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수율이 80%를 넘어서야 안정적인 양산 및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모두 80% 안팎 수준으로 HBM 등의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CXMT의 경우 이들 대비 수율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생산능력과 실제 판매량과의 차이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선 전체 생산량을 크게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CXMT는 중국 정부 지원과 더불어 최근 상장을 통해 낮은 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을 견딜 재무적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만큼 우선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중국 현지 빅테크 및 스마트폰·PC 업체의 자국산 메모리 수요를 맞추고, 향후 공정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수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가 과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시장점유율 확보 과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대규모 증설과 저가 공급을 지속하면서 생산량을 가파르게 늘려나갔다. 이후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 하락이 촉발돼 한국기업들의 LCD 사업이 축소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했다.
다만 반도체시장의 경우 국내 업체와의 기술력, 공급력 차이가 큰데다, 공급부족이 장기화 전망이 지속되는 만큼 이같은 움직임이 당장은 시장 내 변수가 되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CXMT의 행보는 범용 D램 분야에서 가격 급등세를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공급이 커지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도 일정부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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