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구본혁 인베니(INVENI) 부회장이 투자형 지주회사 전환을 앞세워 LS그룹 주요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에 올랐다. 운용자산(AUM)을 1조원 가까이 키우고 투자사업을 핵심 이익원으로 끌어올리며 성과를 냈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투자 성과를 기업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구 부회장의 다음 시험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77년생인 구 부회장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3남인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LS전선과 ㈜LS, LS니꼬동제련 등을 거쳐 예스코홀딩스(현 인베니)를 맡았고 2020년 말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4년 말에는 주요 LS 3세 가운데 처음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구 부회장을 한발 먼저 부회장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투자였다. LS그룹도 당시 승진 배경으로 예스코홀딩스의 투자형 지주회사 전환 성과를 꼽았다. 예스코홀딩스는 2018년 도시가스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투자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웠다. 지난해에는 사명을 인베니로 바꾸며 투자회사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현재는 자기자본을 직접 굴리는 PI(Principal Investment)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투자회사로의 변신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인베니의 AUM은 올해 6월 말 공정가치 기준 8800억원까지 늘었다. 상반기 연결 기준 투자·지주부문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도시가스부문 영업이익 261억원의 3배 수준이다. 과거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회사에서 투자사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었다.
다만 구 부회장의 시험대는 여기서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회사의 덩치는 빠르게 커졌지만 그만큼 인베니의 ‘몸값’까지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베니는 2030년까지 AUM 1조원과 기업가치 1조원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AUM은 이미 목표의 90% 가까이 채웠지만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실제 인베니의 ROE는 2023년 4.99%에서 2024년 6.16%, 지난해 15.46%까지 높아졌다. 반면 올해 6월 말 PBR은 0.45배에 머물렀다. 투자사업의 이익이 커지며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순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주당 투자 순자산가치(NAV) 역시 2024년 말 1만4600원에서 올해 6월 말 2만698원으로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1만1000원대에서 1만3000원 가량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투자 성과가 쌓이는 속도를 시장의 재평가가 온전히 따라오지 못한 셈이다.
인베니가 최근 투자 확대와 함께 주주가치를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회사는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이 기업가치 상승과 배당 재원으로 이어지고 다시 투자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PBR 1배를 목표로 수익성 개선과 배당,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고 245억원 규모의 연차배당을 지급했다.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주환원에도 자금을 배분하고 있다는 평가다. AUM을 늘리는 것만으로 회사가 내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투자수익과 주주환원, 기업가치 상승을 함께 끌고 가야 하는 구조다. AUM 1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앞으로는 투자수익과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까지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구 부회장의 경영 성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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