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스튜디오드래곤이 최근 콘텐츠 판권의 회계상 비용 인식 방식을 변경했다. 판권 상각기간은 기존보다 길게 가져가면서도 콘텐츠 공개 초기의 상각 비중을 높이는 ‘가속상각’ 방식을 적용했다. 콘텐츠 판매와 수익 인식이 집중되는 시기에 관련 비용도 함께 반영해 분기별 실적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2분기부터 콘텐츠 판권의 내용연수 산정 기준을 기존 정액상각 방식에서 가속상각 방식으로 변경해 적용했다. 기존에는 콘텐츠 제작에 투입된 비용을 콘텐츠 자산으로 인식한 뒤 18개월 동안 매월 동일한 금액을 상각했다.
변경된 방식에서는 상각기간을 최장 48개월로 늘리는 대신 초기 상각률을 높였다. 상각비의 50%를 소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기존 9개월에서 5개월로 줄었다. 70%는 13개월에서 7개월 만에 인식하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인식하면서도 콘텐츠 출시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번 변경의 핵심은 콘텐츠 사업의 수익·비용 인식 시점을 맞추는데 있다. 콘텐츠는 방영 및 공개 직후 사전판매, 국내외 판권 판매, 플랫폼 공급 등으로 수익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 기존 정액상각 방식에서는 콘텐츠 자산이 18개월 동안 균등하게 비용으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매출이 특정 분기에 집중되더라도 관련 제작비는 여러 분기에 걸쳐 분산되는 구조였다. 회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제 콘텐츠의 수익 창출 패턴에 맞춰 초기 상각 비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스튜디오드래곤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2.5%에서 3분기 7.7%, 4분기 12.7%로 상승했다가 올해 1분기 4.1%로 다시 낮아지는 등 등락을 보였다. 콘텐츠 편성과 판매 시점에 따라 매출이 움직이는 가운데 제작비 상각은 기존 방식에 따라 상대적으로 균등하게 발생한 점이 분기별 손익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새로운 상각 방식에서는 콘텐츠 판매와 매출이 집중되는 초기 구간에 비용도 더 많이 인식되는 만큼 특정 작품의 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시차가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변경이 실제 매출과 비용의 인식 흐름을 합리적으로 반영해 분기별 손익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최근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규 사업과 매출원 다각화가 진행되면서 보유 IP의 장기적인 활용가치가 높아진 점도 상각기간을 늘린 배경으로 제시했다.
변경 효과는 2분기 실적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회계추정 변경이 처음 적용된 올해 2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상각비가 전분기보다 8억원 증가했지만 콘텐츠 매출도 함께 늘면서 매출원가율은 전분기 대비 7.4%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회계정책 변경만으로 실적 개선이나 변동성 축소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은 콘텐츠 편성 및 판매 시점, 작품별 흥행 여부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향후 분기 실적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의 등락 폭이 이전보다 완만해지는지 여부가 새로운 상각 방식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무형자산(판권)과 관련해 자산의 미래경제적효익이 소비되는 형태를 보다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내용연수를 기존 6개월~18개월에서 4개월~4년으로 변경했다”며 “매출 발생 시점과 비용 인식 시점을 일치시켜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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