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지 여부가 이날(14일) 결정된다. 이날 자정까지 양측에서 재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파기환송심 재산분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9년간 이어졌던 세기의 소송이 종지부를 찍게 되는 셈이다.
눈길은 최 회장의 선택에 집중되고 있다. 파기환송심이 재산분할 규모를 9440억원으로 책정한 상황에서 노 관장보다는 최 회장의 재상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서다. 최 회장은 변호인단과 함께 재상고 여부를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재상고 여부가 결정되면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금의 구체적인 마련 방식 및 시기도 점차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국내 이혼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유지하고 노 관장의 기여도를 33.3%로 인정했다. 최 회장의 SK 주식은 기존처럼 재산분할 대상으로 봤지만 주식가액 산정일은 파기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결정했다.
◆재상고냐 종결이냐…'시간 확보'와 '불확실성 해소'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한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유인은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한 시간 확보다.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만큼 최 회장 입장에서는 이를 마련할 시기적 여유가 필요하다. 반면 재상고 자체로는 이미 한 차례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친 만큼 기존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재상고 포기의 경우 그간 이어진 사법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다. 지난 7월 SK하이닉스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및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업 강화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관련 사법 이슈가 지속되는 것은 그룹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 판결 직후 재상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점쳐졌지만 이런 이유로 점차 포기 가능성 역시 비슷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9440억원 어떻게 마련하나…SK실트론 지분 '주목'
재상고 여부와 별개로 최 회장은 9440억원에 달하는 현금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방안은 최 회장의 SK실트론 보유 지분 매각과 SK 보유 지분을 통한 주식담보대출를 병행하는 형태다.
SK는 앞서 두산에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원에 매각했지만 최 회장이 별도의 총수익스와프(TRS)로 보유한 29.4%는 남겨뒀다. 당시에는 컴플라이언스 이슈로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향후 해당 지분 역시 두산과 협의를 통해 매각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당 지분 매각으로 최 회장이 확보할 현금은 세금 등 비용 정산을 감안하면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과 함께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 지분 자체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경영권 안정성 유지 차원에서 이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배당 역시 최 회장의 현금 마련 부담을 일부 해소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빠르면 이달 안에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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