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주인 바뀌어도 'M&A 큰손' 김병진 남는다…에이전트AI 매각 셈법
민승기 기자
2026-08-19 08:30:00
구주 한 주도 안 팔고 최대주주 지위만 이양…기존 지분 유지해 정상화 이후 엑시트 겨냥
이 기사는 2026-08-18 06:3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전트에이아이 최대주주 변경 현황-2.jpg
에이전트에이아이 최대주주 변경 현황.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이전트에이아이(AI)’의 경영권이 대양금속 측으로 넘어가며 최대주주 변경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최대주주 측이 보유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은 채 신주 발행만으로 경영권을 넘겼다는 점이다. 새 주인의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저가 전환사채(CB)는 현금으로 정리한 반면, 영향력이 제한적인 다른 CB는 김병진 회장 측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남겨뒀다. 경영권은 넘기되 기존 지분과 일부 CB를 유지하면서 향후 회사 정상화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은 지난달 23일 1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9만2857주(지분율 18.28%)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165만9856주를 추가로 배정받기로 했으며, 지난 12일 납입까지 마치면서 보유 주식은 총 255만2713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39.01%로 높아지며 기존 최대주주를 제치고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번 거래는 통상적인 경영권 거래와 구조가 다르다.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새 주인에게 넘기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에이전트에이아이가 신주를 발행해 프라임밸류투자조합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기존 최대주주 측으로 매각대금이 유입되는 대신 회사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고,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면서 경영권이 이전되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에이전트에이아이의 주가 흐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전트에이아이는 지난 4월 20대1 무상감자를 단행한 이후에도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지난 3월 187억원 규모 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예정발행가액은 4695원이었지만, 지난달 프라임밸류투자조합에 배정된 신주의 발행가액은 3920원대로 낮아졌다. 이 시점에 기존 지분을 직접 처분했다면 낮아진 주가 수준에서 엑시트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 셈이다.


반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새 최대주주를 받아들이면 김병진 회장 측은 보유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도 경영권만 넘길 수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기준 기존 최대주주 사토시홀딩스는 에이전트에이아이 주식 2000만주(25.06%)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대1 무상감자를 거치면서 보유 주식은 100만주로 줄었으며, 별도의 추가 지분 매각이 없었다면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의 신주 취득 이후에도 약 15%대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권은 내줬지만 의미 있는 수준의 지분은 그대로 남겨둔 셈이다.

김 회장 측의 에이전트에이아이 지분 연결고리는 사토시홀딩스에 그치지 않는다. 사토시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메타플렉스(지분 27.32%)이며, 메타플렉스 대표이사이자 지분 100%를 보유한 인물이 김병진 회장이다.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플레이크가 40%를 출자한 퍼플렉시티투자조합도 에이전트에이아이 주식 50만주를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이전 과정에서 CB를 정리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에이전트에이아이는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의 2차 유상증자 납입을 전후한 지난 10일과 12일 34회차 CB 액면가 80억원 가운데 70억원어치를 자기자금으로 조기 상환했다. 이 CB는 지난해 9월 퍼플렉시티투자조합이 80억원 전액을 현금 납입해 인수한 물량이다. 상환액은 원금에 경과이자를 더한 수준이다.


34회차 CB는 전환가액이 1041원에 불과해 전량 주식으로 바뀔 경우 발행 당시 기준 지분율 25.74%에 해당하는 대규모 잠재 물량이었다.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이 유상증자로 39.01%의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해당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지배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였다. 경영권 이전 시점에 맞춰 대부분을 상환한 배경에 새 최대주주의 지배력 안정 필요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회장 측 입장에서는 34회차 CB 상환을 통해 대규모 잠재 지분은 포기하는 대신 현금을 회수하는 효과도 얻었다. 회사가 자기자금으로 CB를 상환한 만큼 에이전트에이아이의 현금은 줄어들지만, CB를 보유했던 퍼플렉시티투자조합 측에는 상환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다.


반면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33회차 CB는 그대로 남겨뒀다. 에이전트에이아이는 33회차 CB(액면가 40억원) 매도와 관련해 정정 공시를 내고 거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매도대금 수령 예정일은 두 차례 연장돼 오는 9월30일로 미뤄졌고 전환가액은 1만2760원에서 1만원으로 낮아졌다.


해당 CB 가운데 30억원은 나카모토투자조합이, 나머지 10억원은 강성오가 매수한다. 나카모토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지분 43.04%를 보유한 김병진 회장이다. 33회차 CB는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지분율이 약 5.8% 수준에 그쳐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의 최대주주 지위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 측은 경영권 이전 과정에서 기존 보유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데 이어, 새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흔들 수 있는 대규모 저가 CB는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CB를 통한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은 남겨둔 모습이다. 대양금속 측의 자금 투입으로 에이전트에이아이의 경영이 정상화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기존 지분 가치 상승의 수혜를 누리거나 향후 엑시트에 나설 수 있는 여지도 유지한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김병진 회장 측이 기존 지분은 매각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프라임밸류투자조합의 지배력을 흔들 수 있는 34회차 CB는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그 지배력을 위협하지 않는 선의 33회차 CB로 재진입권만 새로 확보하는 그림이라며 향후 대양금속의 자금 수혈로 회사가 정상화될 경우 성공적으로 엑시트 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전트에이아이의 경영권 이전 거래 구조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현 경영진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