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강원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유나이티드제약) 대표가 부친인 강덕영 회장의 지분 증여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10년 넘게 강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온 가운데 이번 증여를 계기로 오너 2세 중심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향후 강 대표가 비만치료제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 성장 발판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은 이달 11일 장남인 강원호 대표에게 보통주 80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강 대표의 보유 주식은 208만3400주에서 288만3400주로 늘었으며 지분율도 13.09%에서 18.12%로 5.03%포인트(p) 상승했다. 강 회장 지분율은 15.61%에서 10.58%로 낮아지면서 강 대표가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증여로 오너 2세 승계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강 대표는 2006년 유나이티드제약에 입사한 뒤 2014년부터 부친인 강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 경영에 참여해왔다.
시장에서는 강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른 만큼 향후 경영 전반에서 역할과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기존 개량신약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강 대표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강 대표는 이미 계열사를 통해 신약개발 사업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서울대기술지주와 함께 2022년 신약개발 전문 계열사 ‘유엔에스바이오’를 설립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강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79.1%를 보유하고 있으며 강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유엔에스바이오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비만치료제다. 회사는 서울대 약학대학 연구진과 함께 경구용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와 달리 소분자 방식으로 개발해 경구 복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현재 물질 설계 단계로 연내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할 계획이다.
장기지속형 GLP-1 주사제 신약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자체 제제기술을 활용해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투여 주기를 월 1회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제제 연구 단계로 경구용 신약과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동시에 개발해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유나이티드제약과 유엔에스바이오 간 역할 분담도 구체화되고 있다. 유엔에스바이오가 후보물질 발굴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유나이티드제약은 향후 임상 설계부터 상업화·생산·판매 등을 맡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나이티드제약은 세종2공장 일반제동을 개편해 비만치료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P-CAB 계열 치료제 역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P-CAB은 위산 분비에 관여하는 칼륨 이온의 결합을 차단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대비 빠른 약효 발현과 복용 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엔에스바이오는 P-CAB 후보물질 3종을 선정하고 가장 약효가 뛰어난 물질로 본임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시장 모두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비만치료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다수 업체가 후보물질 개발에 나선 상태다. P-CAB 시장 역시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등 선발 제품이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인 유나이티드제약이 기존 치료제와 어떤 차별성을 확보할지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향후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유나이티드제약은 강덕영 회장과 강원호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지만 1947년생인 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26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강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9년 3월24일까지다.
강 회장이 내년 사내이사 연임에 나서지 않을 경우 강원호 단독대표 전환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직까지 회사가 강 회장의 연임 여부나 향후 대표이사 체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없지만 강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한 만큼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전후로 경영체제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계열사인 유엔에스바이오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신약개발을 개량신약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증여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경영 총괄은 강 회장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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