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도드람푸드를 비롯한 유통업체 6곳이 돼지고기 납품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담합 기간 도드람푸드의 매출은 경쟁업체를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담합 기간에도 도드람푸드의 원가율은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일각에선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모회사인 도드람양돈농협까지 이전됐을 가능성을 제기 중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달 4일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도드람푸드 등 6개 업체와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도드람푸드,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디허스코리아(CJ피드앤케어),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 등 돈육 납품업체 9곳에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 가운데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를 제외한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결과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매주 입찰 정보를 공유하며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했고 그 결과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이 정상 경쟁 상황보다 최소 20% 이상 높게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의혹과 맞물려 도드람푸드의 실적 흐름에 눈길이 간다. 도드람푸드 매출은 담합 시작 전인 2016년 2444억원에서 2023년 6241억원으로 무려 1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담합 업체인 팜스코의 신선육 브랜드 ‘하이포크’ 매출은 약 41% 늘었다. 담합 기간 도드람푸드의 외형 성장 속도가 경쟁사보다 훨씬 가팔랐던 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통상 판매가격이 상승하면 매출원가율이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지만 도드람푸드에서는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담합 기간 도드람푸드의 매출원가율은 91.10%~95.20% 사이를 오가며 4.1%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였다.
반면 도드람푸드와 함께 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의 원가율은 더 큰 변동폭을 보였다. 담합 업체 중 한 곳인 보담의 경우 담합기간인 2021년 60.8%까지 낮아졌던 원가율이 담합 종료 직후인 2024년에는 65.4%, 2025년에는 68.2%까지 상승했다. 또 다른 담합 업체 해드림엘피씨는 담합 전 원가율이 70%를 웃돌았지만 2022년에는 64.1%까지 하락했고 담합 종료 직후인 2024년에는 91.0%까지 치솟았다.
도드람푸드는 돼지원육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모회사인 도드람양돈농협으로부터 원육을 매입해 유통하고 있다. 연간 총 매입액의 90%가 넘는 물량을 도드람양돈농협에서 조달한다. 반대로 도드람양돈농협 매출의 과반 이상이 도드람푸드에서 발생한다. 원육 공급과 유통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연결된 형태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담합으로 도드람푸드가 납품가격을 부풀린 가운데 원육 매입가격도 함께 상승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도드람푸드의 원가율은 크게 변하지 않지만 이익 일부는 원료 공급자인 도드람양돈농협으로 이전될 수 있다.
도드람양돈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도드람양돈농협의 매출 1조634억원 가운데 94%에 이르는 1조35억원이 경제사업에서 발생했다. 경제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해당 매출의 절반 이상을 도드람푸드가 책임진 구조다.
도드람양돈농협이 조합원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담합 기간인 2022년과 2023년 각각 41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담합 종료 이후에는 3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증감이 담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협동조합 차원에서 조합원에게 환원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특히 담합기간 나타난 도드람푸드의 매출 증가 자체보다 가격 담합으로 얻은 이익이 수직계열화 구조 속에서 어떻게 배분됐는지가 주목된다. 도드람푸드와 도드람양돈농협 간 특수관계 거래를 고려하면 담합 수혜가 개별 법인에 그치지 않고 원료 공급자인 모회사와 조합원에게까지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업계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된 특수관계 거래에서 납품가격이 상승할 때 매입가도 함께 올랐다면 유통 자회사의 원가율은 유지된 채 원료 공급 모회사로 이익이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두 법인 간의 내부거래 단가 변화 추이를 봐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담합 혐의와 관련해 도드람양돈농협 측에 수차례 취재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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