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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종목 코앞인데 '무대응'…에스폴리텍, 골든타임 흘려보내나
박준우 기자
2026-08-11 08:20:00
흑자전환에도 시총 18거래일째 200억 하회…기업가치 제고 카드 '감감'
이 기사는 2026-08-10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6년 7월부터 국내 증시의 상장 유지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고, 동전주 퇴출 요건 강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 시행된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재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 시행에 맞춰 상장사들이 내놓은 생존 전략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스폴리텍’이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 시행 이후 시가총액 관리종목 지정 영향권에 진입하면서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시가총액은 관리종목 기준을 밑돌고 주가 역시 동전주 규제권에 근접했지만, 회사와 최대주주 모두 아직 뚜렷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소각이나 최대주주 장내매입 등을 통해 기업가치 방어에 나서는 것과 달리 에스폴리텍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폴리텍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기준 18거래일 연속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2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시총이 2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달 14일이다. 당시 시총은 195억원을 기록하며 규제권에 진입했다. 이달 26일까지 하루라도 시총을 200억원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에스폴리텍, 시총 추이. (그래픽=오현영 기자)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위기가 주가 급락 때문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기업가치 정체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에스폴리텍의 주가는 최근 3년간 1000~2000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였으며, 2002년 코스닥 상장 당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20년 넘게 이어진 저평가 국면이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과 맞물리면서 시장 퇴출 가능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장기간 저평가가 이어진 배경으로는 사업 구조의 정체가 꼽힌다. 플라스틱 전문기업인 에스폴리텍은 폴리카보네이트(PC)와 아크릴(PMMA) 시트·필름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년 넘게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시장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만한 모멘텀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기능성·인증 기반 소재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변화라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할 계기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실적은 올해 들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스폴리텍은 지난해 별도 기준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잠정 기준 17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실적 개선이 아직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회사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투자심리 회복에 나서는 것과 달리, 에스폴리텍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자사주 활용 계획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에스폴리텍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사주 89만190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도 자사주를 단기 처분 계획 없이 계속 보유하겠다는 방침만 제시했으며, 올해 들어 소각이나 활용 계획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에스폴리텍 주요 재무 현황. (그래픽=오현영 기자)

물론 재무 여건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도 쉽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58억원이지만 단기차입금이 393억원에 달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대규모 주주환원을 추진하기에는 재무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관리종목 지정 이전에 대응하는 것이 비용과 부담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재 규정상 시총 미달 상태가 이어지더라도 관리종목 지정 전까지는 30거래일 가운데 하루만 기준 시총을 회복하면 산정 기간이 초기화된다. 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이후 45거래일 연속 기준 시총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


현재 시총이 관리종목 기준을 크게 밑돌지 않는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만으로도 규제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에 따라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나 추가 장내매입, 자사주 활용 등이 현실적인 대응 카드로 거론된다. 특히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분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움직임은 지난해 이혁렬 대표의 아들 이후권 씨가 장내에서 10만2973주를 매입한 사례가 사실상 유일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회사가 실적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주가 회복을 기대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는 시총 회복 부담이 훨씬 커지는 만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딜사이트는 관리종목 위기 상황에서도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는 배경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에스폴리텍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에스폴리텍 관계자는 "답변 가능한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회신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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